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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운 꽃집 여주인

작은 교회 17곳에 무료 헌화
4년간 매주 강대상 꽃 장식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로
따뜻한 희망과 용기 주고 싶어"
다른 꽃집들도 함께 참여하길

연말 연시를 앞두고 한인 여성의 따뜻한 선행이 교회 강대상에 꽃을 피우고 있다.

풀러턴에서 'AR 플라워(AR Flower)'를 운영하는 세라 김(56)씨는 금요일만 되면 꽃 장사는 뒷전인 채 하루종일 꽃꽂이에 열중이다. 매주 일요일 10여 군데가 넘는 교회 강대상 옆에 세워질 꽃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지난 4년간 매주 사정이 어려운 작은 한인 교회들에 무료로 꽃을 제공해왔다. 출석하는 교인이 적어 문을 닫을 지경에 놓인 교회들에게 강대상을 꽃으로 장식한다는 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일. 그는 특히 최근 만만찮은 꽃값에 성전 꽃꽂이는 아예 포기한 한인교회들이 늘어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교회의 강대상을 장식하는 일은 단순한 성전장식의 의미를 넘어 깊은 복음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어려운 사정으로 강단을 꾸미는 귀한 일을 포기해야하는 교회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헌화 봉사를 하기 시작했다"며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힘든 길을 가는 그들에게 따뜻한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18년 전 김씨는 자녀의 교육을 위해 온 가족과 함께 미국행을 택했다. 처음 다이아몬드바 지역에 정착해 출석한 인근의 작은 교회에서 그는 강단의 꽃이 없는 게 항상 눈에 밟혔다고 했다.

한국서 꽃꽂이 사범 자격증을 취득할 만큼 꽃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김씨는 그때부터 힘든 교회들에게 꽃으로 헌신하겠다는 마음을 품었다고 한다.

그러던 4년 전 풀러턴 지역 한 마켓 안에 작은 꽃집을 차리게 된 김씨는 마켓 앞에서 전도지를 나눠주던 목사를 발견했다. 아직 성도가 없어 가정예배를 드리던 개척교회 목사였다. 그는 목사에게 "성도는 책임 못져도 꽃은 책임지겠다"며 헌화를 약속했고 그렇게 이어진 세라씨의 헌화는 4년간 수십여 곳의 교회 강단을 빛냈다.

현재 매주 일요일 17곳의 교회에 김씨의 손을 거친 꽃들이 세워진다. 그는 이날 강단에 올라갈 꽃을 다듬기 위해 이틀 전인 금요일에는 하루종일 꽃꽂이 작업에 매달린다고 한다.

무료 꽃이라고 대충하는 법도 없다. 모든 강단에 세워질 꽃 장식은 싱싱하고 좋은 꽃들로만 사용하며 실제 100달러 상당에 시판되는 상품이라고 했다.

그렇게 다 퍼주면 장사가 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돈 생각했으면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씨는 "매번 적자였다. 가게 문닫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하지만, 이 힘든 일이 지금은 삶의 이유가 됐다. 꽃을 받고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는 목사님들을 보면 그만둘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화 봉사를 하던 교회가 부흥돼 직접 돈을 주고 꽃을 사러오는 목사님들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는 31일까지 강단 꽃 장식이 필요한 교회의 신청을 받고 있다. 김씨는 출석 교인이 20명 이하이며 확실한 예배 장소가 있는 교회라면 어느 교회든지 신청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사정이 어려운 한인 교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기회에 많은 꽃가게들이 참여했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909)703-7133 AR 플라워


장수아 인턴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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