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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다시 '소통'을 생각하며

언제부터인가 세상은 온통 '소통'이 화두다. 고작해야 편지나 전화로 소통하던 때가 그리 멀지 않은 시절이거만,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통의 수단은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는데 여전히 소통이 부족하다는 건 무슨 이유 때문일까.

수없이 많은 형태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마음이 통하고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는 진정성이 있는 소통은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불과 몇 년 전만 되돌아 봐도 요즘 한국인의 대표적 소셜미디어가 된 '카카오톡(카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주말 골프 멤버들과 참가 여부를 확인하고 장소 변경에 대해 알리고 시간을 확인하는 그런 일들은 전화나 카페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졌으나 요즘은 카톡방에서 실시간으로 간단히 처리되고 있다.



이제는 스마트폰 중독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고 수많은 소셜미디어의 홍수로 오히려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에서는 업무 시간 외에는 직장상사의 카톡을 통한 업무지시를 법으로 금지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을 정도라고 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며 카톡과 같은 소셜미디어가 보편화된 것도 대략 6~7년 전이다. 지금이야 남녀노소 안 쓰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다. 그런 와중에 최근까지 스마트폰을 거부하고 구식 폴더폰을 고집하던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와의 연락은 전화로 할 수밖에 없었다. 카톡으로 보내 놓으면 나중에라도 읽고 연락이 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도 전화를 해야 하니 일하는 시간인지 식사 시간인지 눈치가 보일 때는 카톡같은 SNS의 장점이 훨씬 돋보인다.

그러던 그 친구도 더는 버티지 못했는지 드디어 스마트폰과 카톡의 굴레 안으로 들어왔다. 편리함에 탄성을 지르는 건 잠시뿐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드는 SNS의 홍수에 곧 후회할지도 모를 친구의 모습을 상상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래저래 엮여 있는 단체 카톡 방에서는 나하고 직접 관련이 없는 내용들도 수없이 올라오는 터이니 일일이 다 보는 것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카톡을 조금 늦게 보고 좀 늦게 답장을 한다고 큰 일이 날 리도 없건만 알람 소리가 울리기 무섭게 저절로 손이 간다.

다른 사람들하고 소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공을 들이면서 정작 자기 자신과의 소통은 등한시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나 자신과의 대화와 사색을 통한 소통으로 몸과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남하고의 소통보다 중요한 건 아닐까 싶다. 다시 한해를 보내는 연말이다. 우편함에서 직접 손으로 눌러 쓴 연하장을 받던 시절이 그립다.

이번 연말에는 손편지까지는 못 쓰더라도 똑같은 모양의 사진이나 동영상에 판에 박은 듯 같은 문구의 영혼 없는 메시지를 그냥 주고받기보다는 상대방 이름 몇 자 정도는 직접 써 넣어 안부와 덕담을 나누는 진정성 있는 소통이 이루어지는 따뜻한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송 훈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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