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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 "한인단체들 예술에 무지" 논란

타운 '욱일기 벽화' 제거에
예술 비평가 원색적인 비난
일제만행 역사는 언급 안한채
'욱일기 아니다'는 말 되풀이
"셸터도 '님비'로 방해" 주장

서구 중심 사고인가 예술의 가치 옹호인가. LA타임스의 유명 예술 비평가가 한인단체를 원색적으로 비난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퓰리처상 후보로 세 번이나 지명됐던 예술 비평가 크리스토퍼 나이트는 지난 13일 칼럼을 통해 한인단체의 '공격(attack)' 때문에 LA한인타운 로버트 F. 케네디 스쿨(이하 RFK 스쿨) 체육관 외벽 벽화가 사라지게 됐다며 '개탄스럽다(deplorable)'고 했다.

기사 게재일은 윌셔커뮤니티연합(WCC) 등 10여 한인단체·LA통합교육구(LAUSD)·화가 뷰 스탠턴이 RFK 스쿨 욱일기 문양 벽화 제거 결정에 동의한 날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욱일기 문양 벽화 제거 결정의 당위성에 공감했다. 화가 스탠턴의 말대로 "예술가의 의도 및 진정성과 달리 벽화가 커뮤니티의 아픈 과거를 들추고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공감대였다.



비평가 나이트의 요지는 예술, 창작의 자유를 옹호하는 주장이다. LA타임스에 독자투고를 한 예술 지지자도 "벽화는 잘못이 없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전문 비평가와 일반 예술지지자는 윌셔커뮤니티연합(WCC) 등 한인단체가 예술의 순수성과 표현의 자유에 무지하다는 주장을 고스란히 표현했다.

그들에 따르면 2016년 5월 RFK 스쿨 체육관 외벽에 그린 벽화는 할리우드 스타 고 에바 가드너, 앰배서더호텔의 팜트리를 가운데 놓고 배경으로 옛 영광을 '광채'(한인사회는 이 광채를 욱일기 문양으로 해석한다)로 표현했을 뿐이다.

이어 비평가 나이트는 한인단체가 예술의 순수성을 외면한 무지를 보였다는 시각까지 드러냈다. 한 발 더 나가 그는 WCC가 지난 여름 에릭 가세티 LA시장의 24시간 노숙자 임시 셸터 프로젝트를 '님비(NIMBY)'로 방해했다는 언급까지 했다. 문맥상 소수 집단의 억지에 예술가의 창작정신과 벽화가 피해를 봤다는 논리다.

LAUSD는 역사와 다문화·다양성을 중시하겠다면서 벽화 제거에 동의했지만, 나이트는 LAUSD가 자기검열을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6일 한인타운 담당 로버트 마르티네즈 교육감은 벽화제거 결정 이유로 "예술은 인류의 정신을 기리기 위함이다. 벽화가 커뮤니티 주민에게 아픔을 줘서는 안 된다"면서 "벽화가 오해를 만들었다면 사과한다"고 강조했다.

LAUSD가 발 빠른 대처에 나선 이유는 '역사'다. 공립학교, 특히 다문화·다양성의 가치를 중시하는 LA에서 역사의 올바른 이해와 해석, 배려는 필수다.

비평가 나이트는 자사 기자마저 조명한 일본제국주의 전쟁범죄 만행 등 아픈 역사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저 "벽화의 배경인 '광채(sunburst)'는 욱일기가 아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인터넷으로 일제와 나치가 동맹·협력했던 역사를 쉽게 찾을 수 있음에도 말이다.

그의 칼럼에 댓글을 단 '서구인(westerner)'은 역사의 무지를 지적했다. 그는 예술의 순수성을 떠나 '인식'의 중요성을 생각해보자고 제안했다. 그는 "'대만 학생들이 나치 복장을 하고 스와스티카 푯말을 들었다'는 CNN보도에 우리는 광분했지 않았나"라고 언급한 뒤 "우리 서구인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가 유럽에 행한 일만 알고 일본이 아시아 나라에 행한 짓은 깨닫지 못한다. 벽화가 LA 사는 많은 이들(아시안)이 혐오하는 기억을 자극한다면 없애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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