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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경계해야 할 지나친 경제 비관론

[LA중앙일보] 발행 2018/12/19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12/18 20:22

최근 주가는 장 초반에 급락하더라도 시간이 가면서 하락 폭이 줄어들다가 상당 부분 회복하는 패턴을 보였다.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하락하는 힘보다 다시 밀어 올리는 지지력이 비교적 강했다.

최근의 이런 흐름과 비교할 때 지난 17일 주식시장은 조금 달랐다. 전날 하락에 대한 반등으로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주가는 하락장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장이 끝날 때까지 하락 폭을 줄이는 지지력은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주가는 500포인트 넘게 빠졌다.

당장 비관론이 커졌다. 12월 주가가 8% 빠진 것은 1931년 대공황 이후 최대폭이며 연말 상승 기조가 38년 만에 끝났다는 통계도 비관론을 더했다. 하지만 '대공황'이나 '38년'이라는 비교 언급은 비관론을 부풀린 측면이 있다. 쫓기는 양떼에 공포가 엄습하면 불안은 증폭되고 자칫 양 떼는 사방으로 흩어진다. 18일 주가는 초반 300포인트 이상 올랐지만 82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이를 놓고 밑에서 받치는 힘은 아직 남아있다고 할 수도 있고 상승 기세를 밀어붙이지 못했으니 힘이 빠졌다고 할 수도 있다.

경제는 기로에 서 있고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주가에서 보듯 급격한 경기 후퇴를 저지하며 어느 정도 현상을 유지할지, 아니면 떠받치는 힘을 잃고 가파르게 밀려날 것인지 두 개의 길이 있다.

주식과 부동산 같은 자산에 거품이 있고 경기는 나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은 꾸준히 나왔다. 증시와 부동산 시장은 꼭짓점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유가는 18일 45~55달러대로 떨어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의 감산 결정에도 불투명한 경기 전망이 유가를 잡고 있다. 불안감을 반영하듯 금값은 단기적으로만 보더라도 11월 중순 온스당 1201달러에서 18일 1253달러까지 뛰었다.

그렇다고 미국 경제가 공포에 휩싸인 양떼처럼 흩어질 정도는 아니다. 일자리 창출은 여전히 건실해서 올해 매달 평균 2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나왔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2.6%에 이를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여기에 금리는 여전히 낮다. 미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다른 어느 나라보다 튼튼하다.

물론 불안 요소도 적지 않다. 중국과 무역전쟁은 패권 경쟁의 영역으로 들어서면서 장기적인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화웨이의 멍저완우 글로벌 최고재무관리자 체포가 이를 잘 보여준다. 여기에 독일·프랑스·영국·호주·뉴질랜드와 일본까지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를 발표하면서 무역전쟁은 미중 두 나라를 넘어 진용을 짜는 새로운 냉전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리 인상도 불안요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에도 금리를 인상하지 말라고 노골적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를 압박했다. 경제지들도 경기는 연준에 달렸다며 아우성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무역전쟁과 금리 인상은 타이밍의 문제에 가깝다. 급성장한 중국과 경제전쟁을 벌이는 시기가, 금리를 중간지대인 5%까지 올리는 시기가 마침 경기 후퇴 우려가 커지는 시기와 겹쳤을 뿐이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경제는 돈 풀기와 저금리라는 두 개의 인공호흡기에 의존했다. 그중 돈 풀기 호흡기는 뗐고 이제 저금리 호흡기를 뗄 차례다. 두 개의 호흡기에 의존하면서 발생했던 자산 거품이 조금씩 가라앉는다고 해서 계속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을 수는 없다. 오히려 저금리 호흡기에서 나온 기업 부채 급증은 경제의 새로운 불안요소가 됐다.

경기와 무역전쟁, 금리 인상 세 개의 현안을 동시에 다루는 것은 난제지만 호흡기도 떼고 무역전쟁도 하면서 경제도 살펴야 하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경기 부양만 선이라고 볼 수는 없다. 금융위기는 잊히고 사상 최장기 호황은 꺼질까 두렵겠지만 경기 걱정만 하면 비관론은 필요 이상으로 증폭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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