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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성탄의 기쁨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LA중앙일보] 발행 2018/12/25 종교 18면 기사입력 2018/12/24 18:45

예수성탄 대축일이 다가오면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기뻐하고 환호하라'고 권고한다. 왜 기뻐해야만 하는 걸까? 어린아이들은 곧 받게 될 선물 때문에 기뻐할 것이고, 일반인들은 쉬는 날이라서 즐거워하겠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무엇 때문에 기뻐할까?

6세기 말에 유다에서 활동했던 예언자 스바니야는 나라가 멸망하는 시점에서 '기뻐하고 환호하라'고 외쳤다. 그 근거는 '우리 가운데 계신 하느님' 때문이었다. 모든 백성이 두려움에 떨고 있던 그때 스바니야는 '하느님께서 백성 한가운데 계시고 그분께서 이스라엘을 어여삐 보신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스바 3,14-18 참조)

사도 바오로도 필리피 교회 구성원들에게 이렇게 권고했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그러면 사람의 모든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지켜줄 것입니다."(필리 4,6-7) 사도 바오로가 이렇게 권고할 때 그는 감옥에 수감된 상태였다. 모든 것이 불편하고 고통스러웠을 텐데 그는 필리피 교회 구성원들에게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라'고 권고했다. 그가 그렇게 권고했던 근거도 바로 '곧 다가오실 하느님' 때문이었다.(필리 4,4-5)

도대체 하느님을 품는 것이 어떤 삶이기에 구약의 예언자도 신약의 사도도 하나같이 '하느님 안에서 기뻐하고 환호하라'고 권할까? 하느님을 가슴에 품고 그분의 뜻과 영광을 앞세우는 사람은 '삶이 가져오는 무거운 것, 슬픈 것, 자신을 힘겹게 하는 모욕과 오해 속에서도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 하느님은 그 기쁨을 발견하여 보석처럼 갈고 닦는 지혜를 가르치시기에 그들은 하느님 안에서 기쁘게 산다.

인간은 재화획득을 위한 수단이나 신분상승을 위한 발판이나 욕구해소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쓰고 나면 버려지는 기계 부품이 아닌 인격체이며, 노예가 아닌 자유인이고, 하느님의 외아들께서 대신 목숨 바쳐 구할 만큼 귀중한 존재다. 우리가 믿든 믿지 않든 인간은 '질그릇에 담긴 보물'과 같다. 겉은 투박하고 깨지기 쉽지만, 그 안에는 끝을 알 수 없는 만큼 광활한 광맥이 숨겨져 있다.

인간은 그만큼 소중한 존재이고, 있는 모습 그대로 하느님께 사랑받는 존재다. 비록 부족해도, 나약해도, 가난해도, 배운 것이 짧아도 괜찮다! 하느님을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은 이것을 믿기에 기뻐할 수 있다. 하느님께서는 올 해도 이 진리를 증언하시기 위하여 아기의 모습으로, 가난한 자의 모습으로 먼저 찾아와주시니 그리스도인들은 어찌 기뻐하고 환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park.p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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