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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크리스마스에도 기적은 있다

[LA중앙일보] 발행 2018/12/25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8/12/24 20:25

[취재 그 후]

딸 줄리 최씨는 암투병중인 부모(사진)를 돕기 위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고펀드미 캡처]

딸 줄리 최씨는 암투병중인 부모(사진)를 돕기 위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고펀드미 캡처]

지난주 암과 사투중인 한인 일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했다. <본지 12월21일 A-1면>

인터넷 모금 사이트에 사연을 올린 딸(줄리)을 비롯한 부모님 등 가족 모두가 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이야기였다.

줄리씨는 본인의 건강도 온전하지 못한 상황에서 2살 된 쌍둥이까지 홀로 키우며 부모님을 간병하고 생계까지 책임지고 있었다. 결국, 버티다 못해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가족이 처한 상황을 외부에 알린 것이다.

처음 줄리씨 가족의 사연을 접했을 때 글을 써야 하는 기자의 본분을 차치하고, 인생에는 이성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요소가 너무나 많다는 사실에 한편으로는 침울한 마음이 앞섰다.

"만약 내가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기사 작성 전 잠시 눈을 감고 이 질문을 자문해보는데 어떠한 답도 스스로에게 내릴 수가 없었다. 그만큼 난해하고 자신할 수 없는 게 '삶'이다.

기사를 접한 수많은 독자들도 비슷한 심정이었을 테다. 깊이 고민해 봐도 섣불리 답을 낼 수 없는 인생의 난해함 앞에서 그나마 할 수 있는 건 최씨 가족의 상황을 모른 척 외면하지 않겠다는 작은 관심과 공감이었다.

기사가 보도된 후 편집국에는 각자 상황에 맞게 최씨 가족을 돕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졌다. 인터넷 모금 사이트에는 500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으다 보니 현재(24일) 5만2000달러 이상의 기부금이 모였다. 목표 금액보다 2000달러 이상 더 걷혔다. 24일 오후 4시 현재까지도 기부는 계속되고 있다.

꼭 '돈'이 아니라 해도 짧은 응원의 메시지부터 암치료에 필요한 식이요법을 알려주는 독자까지 하나둘씩 마음을 보탰다.

줄리씨는 기사 보도 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각박한 세상인 줄만 알고 있었는데 '그래도 아직 이 사회가 따뜻하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녀에게 전달된 500명의 온정은 그녀 가족에게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을 터다.

우리네 인생에는 이해되지 않는 것이 많다. 이해하기 어렵고 내 마음대로 되지도 않는 그 길을 그럼에도 걸어갈 수 있는, 그리고 걸어가야 할 이유들이 반드시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삶은 나만 홀로 걷는 길이 아니라는 거다.

줄리씨 가족에게 보태진 마음들을 면면히 살펴보니 그건 분명한 사실이 맞다.

한인 기부자가 올린 글은 모두의 염원이다. "기적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줄리씨 가족을 기억하며 기도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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