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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법률칼럼] 저작권 상속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12/26 미주판 7면 기사입력 2018/12/26 08:01

2018년 하반기 한국 극장가에서는 예전에 보기 어렵던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반백의 중년들이 상영관 객석을 가득 채운 것이다. 영화 속에서 연주되는 노래를 관람객들이 모두 함께 따라 부르는 장면도 그전까지는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1980년대의 전설적 록 밴드 ‘퀸’의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음악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 이야기이다.

프레디 머큐리는 열정적인 뮤지션으로 불꽃 같은 삶을 살다 45세 나이로 요절했다. 그는 ‘Bohemian Rhapsody’, ‘We Are the Champions’, ‘Love of My Life’, 등 여러 곡을 직접 작곡하였다. 그렇다면 동성애자로서 법적인 아내와 자녀가 없었던 프레디 머큐리가 만든 곡들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상속되었을까? 여러 추측이 가능하다. 먼저 고락을 함께하며 음악 활동을 한 ‘퀸’의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존 디콘이 나누어 가졌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프레디 머큐리의 영향력이 크긴 했지만, 팀의 일원으로 활동했기에 그의 저작권 역시 팀에게 남겨진다고 추측하는 것이 자연스럽기도 하다. 또는 살아 있는 혈족인 부모 형제에게 상속되는 게 마땅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핏줄의 의미를 강조하는 한국인이라면 더욱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동성 연인에게 배우자 지위를 인정해 상속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정답은 무엇일까? 프레디 머큐리가 동성애자(혹은 양성애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하기 전에 사귀었던 전 연인이며 이후에도 친구 관계를 유지했던 오스틴 메리가 저작권을 상속받았다. 프레디 머큐리가 유언장을 통해 분명하게 지정했기 때문이다.

노래의 저작권은 몇 부분으로 나뉜다.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작곡이며 그다음이 가사이다. 물론 실제 연주한 사람의 권리인 ‘실연권’도 일부 인정이 된다. 프레디 머큐리는 밴드 소속이지만 개인 자격으로 여러 곡을 작곡했기에 그에 대한 저작권은 온전히 자기 소유이다. 작사한 곡도 마찬가지다. 퀸의 다른 멤버가 개인 자격으로 작곡하거나 작사한 곡이 있다면 그 저작권 역시 창작자 개인에게 속한다. 다만 실연권은 멤버 전체가 공유한다. 이 원칙에 따라 프레디 머큐리의 작사, 작곡 저작권 상속 역시 개인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다.

미국과 영국의 상속법은 재산을 남기는 이의 뜻을 크게 존중한다. 고인의 유지와는 상관없이 혈족이 일정한 법률상 관계를 보장받는 ‘유류분’ 제도가 없다. 따라서 유언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굳이 상속받을 가족의 순위를 정해 이를 분배하는 절차가 필요 없었다. 자연스럽게 프레디 머큐리의 저작권은 그가 지정한 상속권자 오스틴 메리에게 돌아간 것이다.

그런데 이 절차가 한국이라면 다를 수 있다. 고인이 유언을 통해 자기 의사를 확고하게 밝혔다 하더라도 혈연관계인 부모나 형제자매가 있다면 법적 절차를 통해 자신에게 부여된 유류분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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