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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이상' 트럼프, '설상가상' 마크롱…

세계 각국 지도자 2018년 결산
시트콤보다 이상한 트럼프의 한해
성난 노란조끼에 무릎 꿇은 마크롱

2018년 국제사회는 북.미 정상회담, 미.중 무역 전쟁,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 등 다사다난했다. 연말은 시상식 시즌인 만큼, 올해 국제사회를 되돌아보는 의미에서 중앙일보 '내맘대로 리더상' 선정위원회에서 전세계 리더들을 대상으로 시상식을 열어봤다. 상을 받은 주인공들이다.

▶'상상이상' 트럼프

첫 번째 시상부문은 '상상 이상'이다. 수상자는 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이견이 없는 선정이었다.

AP통신은 최근 "트럼프의 2018년은 시트콤보다 더 이상한 해"였다고 평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올 한해 상상 이상의 여러 모습들을 보여줬다. 지난해 자신이 '로켓맨'이라고 비난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6월 정상회담을 한 후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고, 스스로를 '관세맨'(tariff man)이라고 칭하며 중국.터키 등에 관세 폭탄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란 핵협정(JCPOA)을 일방 탈퇴하는가 하면 동맹국과 상의하지 않고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를 선언했고,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국방장관을 해임하는 등 좌충우돌 '마이웨이'를 펼쳤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상상 이상의 행보는 그의 '철저한 계산'이라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는 '최대한의 압박'에 이은 정상회담 수락으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였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보호주의 행보와 캐러밴(중미 이민행렬)을 차단하는 '이민 장벽'은 지지자들의 열띤 호응을 샀고 중간선거에서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북미 정상회담과 미.중 무역협상의 2차전이 예정된 2019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상상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중화사상' 시진핑

다음 수여될 상은 '중화사상'이다. 예상대로 중화사상의 주인공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다. '중국몽'을 부르짖으며 '팍스 시니카'(Pax Sinica)를 노리는 13억 대국의 수장답게 지난 3월 개헌을 통해 국가주석이 3회 이상 연임하는 걸 제한한 조항을 폐지했다.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도 헌법에 명시함으로써 명실상부 절대 권력을 잡았다.

이런 시진핑을 두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18년은 시진핑의 해"였다면서도 다만 "중국엔 좋지 않은 해였다"고 전했다.

이같은 평가가 나온 이유는 대외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과 무역 마찰을 빚었고 신실크로드 구상인 일대일로 프로젝트도 위기를 맞고 있다. SCMP는 "전세계적으로 일대일로가 과대평가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의해 왜곡돼 돈은 다른 나라가 내고 중국이 이익을 얻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진핑은 지난 18일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 연설에서 "중국의 발전은 어떤 국가에도 위협을 주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나 두고 볼 일이다.

▶'설상가상' 마크롱

세 번째 수상부문은 '설상가상'이다. 주인공은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다. 마크롱은 집권 후 부유세 축소와 노동시장 유연화 등 친시장주의 정책을 펼친 데 이어 설상가상으로 유류세까지 올린다고 발표하면서 중산.서민층 분노에 불을 지폈다. 지난달 17일 파리 샹젤리제 거리엔 유류세 인상안에 반발한 시민 28만 명이 노란조끼를 입고 나와 '마크롱 퇴진' 구호까지 외쳤다. 집권 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경제지 레제코 여론조사 결과 이번 달 마크롱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인 23%를 기록했다. 66% 득표율로 지난해 5월 당선된 이후 꾸준히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프랑스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꼽히는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집권 후 같은 시기 지지율이 32%였던 것에 비해도 낮은 수치다.

시위가 지속되자 지난 10일 마크롱은 유류세 인상안을 철회했고 20일엔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를 통해 "당신들(노란조끼 시위대)의 메시지를 들었다. 당신들이 옳다"고 답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르몽드는 "통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현재 국면을 타개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노력이 가상' 푸틴

다음에 수여될 상은 '노력이 가상'이다. 이 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돌아갔다. 푸틴은 지난 3월 대선에서 75% 득표율로 4기 집권에 성공하면서 2024년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게 돼 '21세기 차르'가 됐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푸틴의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 한때 80%에 달했던 지지율이 67%까지 떨어졌는데 미국의 경제 제재와 러시아 정부의 연금개혁으로 서민경제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런 위기를 모면하려는 듯 푸틴은 지난 9월 국영방송 로시야1의 리얼리티쇼에 출연해 등산하고 산딸기를 따는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게다가 66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웃통을 벗고 물속에 들어가는 사진을 새해 달력에 실어 '남성미'를 어필하기까지 했다. 또 지난 20일 열린 연례기자회견에선 "러시아를 세계 5대 경제 대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노력이 가상해 수여하는 상이다.

▶'속상' 메이

마지막 수상 부문은 '속상'이다. 수상자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다. 메이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합의안을 두고 골치를 썩고 있다. 영국은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후, 지난 11월 유럽연합(EU)과 구체적인 브렉시트안을 두고 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합의안을 두고 영국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 도미니크 랍 브렉시트부 장관 등 각료가 사임하는 등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11일 브렉시트 협상안을 두고 하원 승인투표를 할 예정이었지만, 부결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는 이 투표를 1월 중순으로 연기했다. 또 다음날엔 총리 불신임 투표까지 이뤄졌다. 다행히 총리직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메이를 두고 '좀비 총리'라는 표현까지 썼다. 잔뜩 속이 상했을 메이가 충분히 받을 만한 상이다.


김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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