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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로그인] 디지털 새해 결심 다섯가지

연초 새해에는 작은 계획이라도 세워 실천해보자는 나름 기특한 생각을 했었다. 특히 명색이 디지털부 소속인데, 디지털과 관련한 새해 미션도 있어야 하지 않나 싶어 자료를 찾다보니 테크 전문 미디어 씨넷의 제안이 눈에 들어왔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좋은 습관들을 제시하고 있어 만만해보였다. 접수했다.

첫 미션은 이메일 디톡스였다. 요즘 웹 서비스는 이메일 주소 입력이 필수라 서핑 하다보면 홍보 이메일이 순식간에 메일함을 점령한다. 특히 어떻게 노출됐는지 이름도 낯선 사이트들의 정크 메일이 넘치게 쌓인다. 매일 5개씩 메일링 구독 취소 작업을 권했다. 정크 메일을 열고 끝자락에 보일 듯 말 듯 놓인 구독취소 버튼을 찾아 3주 정도 매일 작업했더니 이후 정크 메일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귀찮은 만큼 효과가 확실했다.

두 번째 미션은 온라인에서 멋진 사람이 되기였다. 자랑이 아니라 나는 온라인에서 악플을 달지 않는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트집이나 비방이나 욕설 댓글을 볼 때면 한마디쯤 따끔한 지적을 하고 싶은 충동이 인다. 그래서 이 미션을 채택했다. 악플 달지 말고 악플에 대응도 말고, 나아가 적극적으로 칭찬과 위로와 격려의 말을 쓰자고 결심했는데 솔직히 안 쓰는 것은 성공했지만 적극적인 선플은 부족했다. 게으름과 무관심이 결심의 절반을 깎아먹었다.

세 번째, 휴대폰 내려놓기 미션은 절대적으로 실패했다. 내려놓기는커녕 손에 휴대폰이 없으면 불안할 지경으로 스스로를 내몰았다. 종일 한 손은 휴대폰용으로 기꺼이 할애하고 책상에서 식탁에서 소파에 앉아서도 습관적으로 폰을 집어든다. 걸을 때나 엘리베이터 탈 때나 줄 설 때나 혼자 먹을 때 심지어 타인과 먹을 때도 폰 화면을 수시 확인했다. 휴대폰 사용량을 측정하고 밸런스 유지를 돕는 앱을 설치하라는 권고는 결과를 보기 위해 또다시 폰을 들여다보는 아이러니가 우습다고 무시했다. 참패다.



네 번째 미션은 지금 가진 휴대폰에 감사하기였다. 매년 경쟁적으로 고가의 신형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프로모션이 업그레이드를 유혹하고 누구나 최신폰을 자랑삼아 말하는 환경에서 통신사 2년 할부 약정을 간신히 채우면 어느덧 구형폰 사용자가 되어 있다. 하지만 지난 11월로 2년 약정을 무사히 마치고 마침내 이달부터는 할부금이 쑤욱 빠진 고지서를 열어보며 진심 행복했다. 휴대폰 뿐 아니라 내가 가진 '새 것이 아닌 것' 들의 묵묵한 존재감에 새삼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난 것은 뜻밖의 덤이다.

다섯 번째는 운전 중 안전 장치 확보였는데 이 미션을 위해 거추장스럽다며 카 액세서리를 회피해온 습관을 버리고 연초에 콤팩트한 휴대폰 거치대를 장만해 대시보드에 설치했다. 운전 중에는 최대한 폰에 손대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폰에 장치된 운전 중 자동 응답 기능을 활성화해서 오롯이 운전에만 집중하는 단계까지는 실천 못했다.

한 해의 끝에서 연초 결심을 되돌아보니 겨우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 마무리를 한다는 것은 시작의 기회가 온다는 다른 말이라고 위안하며 새해 디지털 결심은, 나머지 절반의 미션을 기필코 이뤄내자는 결심으로 시작하려 한다. 한 해가 저문다.


최주미 디지털부 부장 choi.joom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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