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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남북 철도·도로 연결의 의미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육군부회장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육군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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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9/01/05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9/01/04 19:14

남북 정상이 지난 9·19 평양 회담 때 합의했던 '동·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지난 12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렸다.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출발과 종착의 지점에 선을 그어 연결하는 것이다. 즉 두 지점은 상호 교통하는 걸 전제로 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행사는 남북의 당사자들이 만나는 이벤트에 불과하다.

막대한 국민의 혈세로 지원된 철도와 도로공사는 남북의 물류는 물론 인적소통의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공사가 완료되면 서울에서 평양, 평양에서 서울을 서로 왕래할 수 있다는게 실질적 결론이다. 평화의 목적으로 건설된 만큼 양 방향의 교통수단은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인 민생 문제로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과연 남북교류에 원천이 될 수 있을지 다음과 같은 의문이 크다.

첫째, 미국은 최근 최룡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핵심 인사 3명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는 등 최대한의 대북 압박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데, 남북한 철도·도로사업을 밀어 붙이는 한국 정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둘째, 정전협정상 군사분계선 통과 인원과 물자에 대한 승인권은 유엔사에 있다. 당시 유엔사는 군사분계선 통행은 48시간 전에 신청해야 한다는 규정을 들어 승인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남북 경제협력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유연화할 수 있다는 미국 측 판단에 따라 제동이 걸렸다는 해석이다.

셋째, 군 당국은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시범 철수된 최전방 감시초소(GP) 해체, 대전차 벙어벽 제거, 항공기 비행금지 구역 설정, NLL 및 한강 하구 개방 등 더 많은 군사합의에 따른 상황에 유사시 아군에 절대 불리한 조건에 대처할 방비책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6·25전쟁 발발 직후 북한군의 남침 진로에서 철교와 도로가 북한군에 이용돼 아군에 타격을 주었다는 사실을 잘 안다. 퇴각하는 국군은 당시 적의 노도와 같은 진격을 저지할 목적으로 한강 인도교와 철교를 폭파했다. 고로 북한군의 탱크 이동을 막고 일시 한강 이북에 묵어놓아 아군의 철수와 후퇴작전을 도왔다. 철도 보수를 임시적으로나마 완료한 북한군의 수송작전은 부족한 차량에 우마차를 동원하며 주로 노획한 남한 기관차로 철도에 의존했다.

물론 아군이 역으로 이용하면 요긴한 수송수단이 된다. 하지만 이번 남북 협상은 평화적 목적이란 이유로 정부는 북한을 의식하며 유비무환의 주장마저 묵살해 왔다. 무엇보다 한국이 남북 철도·도로 사업을 지나치게 서둘러 대북제재 예외나 해제를 요청한다면 한미 간 대북 정책 공조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이 우려한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워싱턴 조야의 초당적 의지와 이중 삼중으로 북한을 얽어맨 제재망은 트럼프 1인의 결단만으로는 절대 풀리지 않는다. 수일 전 미국은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이란 일회성 '이벤트'만 허용했을 뿐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800만 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조차 승인하지 않았다. 한 해가 바뀌도록 숨가쁘게 이어진 한국의 중재 노력과 미국의 양보 조치에 화답해 북한은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놓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토록 진실이 위장된 비핵화 협상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아무튼 우리는 도둑에게 대문 열어놓고 길 닦아 주는 일만은 말아야 한다는 것이 6·25를 경험한 참전노병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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