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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사무총장 "어르신들 서비스 걱정 마세요"

[기획] 뉴욕한인봉사센터 린다 이 사무총장

은퇴한 김광석 전 회장 이은 세대교체
2세 활동 확대로 전문화·타민족 교류

KCS 베이사이드 회관 사무실에서 집무를 보고 있는 린다 이 사무총장. [사진 뉴욕한인봉사센터]

KCS 베이사이드 회관 사무실에서 집무를 보고 있는 린다 이 사무총장. [사진 뉴욕한인봉사센터]

뉴욕한인봉사센터(KCS) 린다 이 사무총장은 뉴욕주 업스테이트 엘미라에서 태어나 10세 때 롱아일랜드 나소카운티로 이주한 뉴욕 토박이 이민 2세다. 최근 그에게 KCS를 맡기고 은퇴한 김광석 전 회장은 "드디어 세대 교체를 이뤘다"며 "규모와 역할이 커진 KCS는 더 전문화되고 한인뿐 아니라 타민족에도 주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정체성 변화에 걸맞게
미 커뮤니티 센터 연합 가입


김 회장이 떠난 KCS를 책임질 이 사무총장에게서 뉴욕의 한인 비영리단체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앞으로 KCS가 나아갈 방향으로 '2세 인력 확보를 통한 전문화'와 '타민족과의 교류'를 강조했다. 두 사안 모두 한인사회의 세대 교체와 문화.정체성 변화에 따른 안건이다.

그가 9년 전 처음 KCS에서 근무를 시작할 때만 해도 본인 외에는 미국에서 태어난 정직원이 없었다. 지금은 직원뿐 아니라 이사진에도 1.5·2세 한인들이 포진해 있다.



이 사무총장은 "1세대 선배들은 주민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선정, 운영에 꼭 필요하다. 그들의 조언 없이는 KCS를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들이 '서바이벌 모드'에 입각한 '빨리빨리' 정신으로 한인사회의 성장을 이뤘다면 2세들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더 전문적인 KCS를 만들어 나가는 데 필수적인 존재"라고 말했다.

예전에 비해 경제적으로 풍족해 진 한인사회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주류사회에서 정치적 입지를 굳히고 한인 커뮤니티의 존재감을 더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2세 복지 전문가들을 필두로 KCS는 뉴욕시정부 및 퀸즈 지역 커뮤니티와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한인 커뮤니티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장장 6개월의 심사기간을 거쳐 한인 단체로는 유일하게 미국 커뮤니티 센터 연합인 '유나이티드네이버후드하우스(United Neighborhood Houses.UNH)'에 가입했다.

UNH 가입을 통해 비영리단체로서 입지를 굳힌 KCS는 시장실 산하 비영리단체 탄력위원회(Non-profit Resiliency Committee.NRC)가 주최하는 회의에 초청 받아 소규모 비영리단체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 등 주요 사안을 의논하기도 했다.

단체 규모에 따른 재정 고충
그랜트 받기 안내 활동 준비


이 사무총장은 "시정부를 상대로 재정 확보에 나서기에는 KCS 역시 타민족 단체들에 비해 작은 규모로, 재정 확보 경쟁이 힘들다"고 말했다. 시정부는 복지사업에 대해 거시적인 접근을 하므로 큰 계약을 소화할 수 없는 소규모 단체들과 일일이 소통하는 것이 비합리적이라고 느껴 큰 단체에 예산을 주고 작은 단체들은 하청을 받는 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KCS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 도시락을 전달하는 홈바운드밀(Home-bound meal) 프로그램 또한 5개의 각기 다른 비영리단체에서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하청을 통해 시정부 사업 계약을 수주하면 당장 운영할 프로그램을 지속할 수는 있지만 그 프로그램에 대한 공을 뺏길 수도 있다. 정부와 직접적으로 계약한 단체들이 KCS에 하청을 준 뒤 해당 예산에 대한 혜택도 자신들이 제공한 것처럼 보고하기 때문이다.

이 사무총장은 "KCS도 이렇게 정부 계약 수주가 힘든데 다른 단체들은 오죽하겠냐"고 말하며 "비영리단체는 정부와의 소통이 중요하지만 작은 계약 하나에도 딸려오는 공문서가 많아 재정 지원 접수 절차 자체가 너무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KCS는 같은 이유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비영리단체들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그랜트.정부 계약 수주 관련 안내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인·라티노 주민들 늘어
블록파티 참가해 입지 굳혀


이 사무총장은 최근 들어 단체 프로그램 참여 인구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그는 "많은 타민족 주민들이 KCS는 한인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고 묻는다"며 "단체가 커질 수록 타민족에게도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길"이라고 말했다.

KCS 시니어 센터에서는 이미 많은 중국인·라티노 주민들이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베이사이드 회관에서도 타민족 주민들에게 건강보험 접수 및 신분 관련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KCS는 베이사이드에서 열리는 블록파티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해 지역사회에서 한인 단체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하지만 타민족에게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이 한인 이민사회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 확장의 중단을 뜻하는 건 아니다.

이 사무총장은 "극빈층에 포함되지 않거나 아직 시니어로 분류되지 않아 메디케어.메디케이드 등 정부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주민에게도 도움을 주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모색 중이며 올해 안에 새로운 부서를 창설해 KCS 프로그램 수혜 대상을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통역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스태프 훈련도 개시했다. 의료 통역의 경우 의학용어 등 전문적인 지식이 많이 필요해 체계적인 스태프 교육이 필수인데다, 요즘에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자녀는 맨해튼에 있는데 고령의 부모님들은 퀸즈에 거주해 병원 방문이나 의료보험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도움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노인 복지, 가장 시급한 문제
센서스로 실태 알 수 있어야


같은 이유로 노인 복지는 이 사무총장의 우선 과제 중 하나다. 그는 한인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복지 이슈로 노인 주택문제를 꼽는다. 특히 맨해튼에 비해 퀸즈 동북부 지역은 거주민 반대 등의 문제로 시영아파트가 들어서기까지 장애물이 훨씬 많다는 지적이다. 거주 문제는 가구 경제와 건강 문제 등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주택난이 다른 문제보다 시급하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특히 오는 2020년에 시행 될 인구조사(센서스)에서 정확한 복지수요 조사가 이뤄질 지가 관건이다. 이 사무총장은 "뉴욕시 노인의 25%가 빈곤층에 속하지만 인구조사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사안이 제대로 드러날 지 걱정"이라며 우려를 밝혔다. 특히 아시안 노인 인구의 경우 원룸 아파트에 4~5명이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어려운 형편에 놓여있어도 인구조사에서 '거주지 있음'으로 나타나므로 정부 수혜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루빨리 노인 주택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머지않아 길에서 시니어 홈리스를 흔히 보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걱정이다.

베이사이드 회관 수리가 끝나면 데이케어 센터를 열고자 하는 것 또한 시니어 주민에 대한 혜택을 늘리는 일환이다. "회관에서 데이케어센터를 운영하면 집에서 손주들을 돌보기 위해 고생하는 분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데이케어와 함께 한국 문화 교실 등을 운영해 전 세대가 함께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사무총장의 목소리에 설렘이 한껏 묻어났다.

이 사무총장이 꿈꾸는 KCS는 누구든지 편안하게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센터다. "김광석 회장의 은퇴 소식에 많은 이들이 '2세 사무총장이 시니어는 뒷전으로 하고 1세의 영향력도 줄일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을 알고 있다"는 그는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계속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아영 기자 kim.ahyoung@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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