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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경제 발목 잡는 '트럼프 리스크'

2019년의 출발은 2018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이맘때 쯤엔 '경제 맑음' 이 대세였다면 올해는 '경제 흐림' 전망이 우세하다. 그때는 '모든 것이 너무 좋아서' 걱정이었다면 지금은 '극복해야 할 것이 많아서' 걱정이다. 중국과의 무역전쟁,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효과 감소, 기준금리 인상 기조 등 곳곳에 암초다. 여기에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로 대변되는 정치적 불안 요소까지 더해졌다. 그래서 저성장과 불확실성의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역시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주식시장이었다. 지난해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 정점을 찍었던 뉴욕증시는 이후 줄곧 하락세다. 지난해 연말엔 전통적인 '산타 랠리' 대신 '사상 최악의 크리스마스 이브'를 경험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은 새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다우지수가 3% 이상 폭등하기도 했지만 아직 미지수다. 특히 등락폭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과민반응 탓'으로 돌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시장이 불안정하다는 의미다.

증시 약세에 가장 참지 못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취임 후 최대 업적으로 내세우던 경제 성과에 흠집이 생겼다는 판단에서다. 급기야 비난의 화살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 향했다. 연준이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올리자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난했다. 뒤 이어 측근들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파장이 커지자 백악관 측은 서둘러 '그런 사실이 없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충격은 컸다.

사실 증시 사이클상 조정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됐었다. 지난해 중반기까지 너무 좋았던 탓이다. 그러나 조정 국면을 지나 약세장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실업률 등 각종 경제지표를 감안할 때 그 정도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에서다. 하지만 예상은 그야말로 예상에 불과했다.



미국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전망하면서 전문가들이 꼽은 변수 가운데 하나가 '트럼프 리스크'다. 그의 독단적이고 돌발적인 성향에 대한 우려다. 앞에서도 언급한 '파월 의장 경질설'도 이에 해당된다. 연준 의장은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대통령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는 자리로 여겨진다. 통화정책 수립에 정치적 입김이나 고려를 배제하려는 의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파월 의장에게 '금리를 올리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런 뜻이 반영되지 않자 해임까지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한 칼럼니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은 기존 질서를 흔드는 정도였다면 요즘은 성난 황소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의 달인'으로 불린다. 극단까지 가서라도 얻어낼 것은 얻어내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오랜 비즈니스맨으로 익힌 감각이 바탕이 됐다고 한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게는 본질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그것이 전문가의 조언보다 더 많을 것을 말해준다"고 밝혀 의사 결정 과정의 한 단면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트럼프 그룹의 회장과는 다르다. 대통령의 잘못된 결정은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 대통령은 세계경제에도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는 위치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 마디에 세계경제가 출렁인다. 독단이나 돌출 발언이 최대한 배제되어야 하는 이유다.

경제의 최대 불안 요소는 악재가 아니라 불확실성이다. 새해엔 아침에 일어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부터 확인해야 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김동필 경제부장 kim.dongp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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