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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자살에 경악한 한인여성 30개월 만에 총격 사망자로

총 맞아 숨진 둘루스 엣지 미용실 여원장
2년 반 전엔 이웃 업주 자살에 충격 받아
“숨기는 정서, 정신해이 야기…문제 심화”

이웃 한식당 업주의 자살 사건에 충격을 금치 못했던 한인 여성이 불과 약 30개월만에 총격 피해자로 숨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7일 오전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한인 집중거주지 둘루스의 엣지 미용실에서 총격 사망사건이 발생했다. 남성으로부터 총격을 받고 숨진 여성은 미용실 원장 이모씨.

이씨가 숨지며 피로 얼룩진 사건 현장은 지난 2016년 9월 업주가 자살한 춘천막국수와 불과 두 점포를 사이에 둔 거리에 있다. 숨진 이씨는 당시 이웃의 자살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선량하던 분인데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고 이씨와 알고 지내던 지인은 기자에게 말했다.

이웃이 자살하는 끔찍한 사건을 접한 이씨가 이번에는 총격 사건의 피해자로 숨지면서, 이제 한인사회도 더는 강력사건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지난해 5월에는 텍사스주 로크월에 사는 40대 한인 교수가 역시 교수인 부인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고 집에 불을 지른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보다 한 달 전 LA에서 동북쪽으로 80여 마일 떨어진 빅토빌에서는 80대 한인 남성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70대 아내를 총격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비슷한 비극은 2016년 7월에도 일어났다. 80대 노부부가 ‘살해 후 자살’로 추정되는 총성으로 비운을 맞았다.

세 사건 모두 이민자사회와 가정의 위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연일 총격 사건이 불거지는 주류사회처럼 한인사회도 이제 폭력이 일상화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귀넷 카운티 강력부 차장검사 출신의 제이슨 박 변호사는 7일 전화통화에서 엣지미용실 사건이 가정불화에서 촉발됐을 가능성을 전제로, “가정폭력이라는 것이 한국의 문화에서는 쉬쉬하면서 심각하게 다뤄지지 않고 덮어놓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가정 내 ‘폭력의 악순환’ 고리를 조기에 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직 검사로 일하면서 한인사회 역시 다른 이민자사회 못지않게 심각한 가정폭력에서 비롯된 사례들이 많지만 대외에 알리기보다 알리는 것 자체를 피하는 정서가 있다 보니 빈도와 강도가 점점 더 많아지고 커지며 심각한 사회 병폐로 자리 잡는 것을 느끼곤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수민족의 핵가족 단위로 미국에서 살아가며 이민 생활의 압박감이 가해질 때 사회복지센터 또는 종교기관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으면 ‘정신적 해이’(Mental Hazard)로 또 다른 불상사가 야기될 수 있다”며 “사회적인 문제가 심각한데도 꼭 사람이 죽어야만 언급이 되고 실상이 알려지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한 가정의 기능과 부모의 역할론에 대한 반성적 고려도 제기됐다. 최수잔 크리스천 심리상담 카운슬러는 ‘총격 후 자살’ 사건에 대해 “마음의 ‘닻’, 곧 중심점이 없을 때 외부 압박을 스스로 영구적으로 해결하려는 충동이 자살”이라며 “현대 사회가 갈수록 자살에 대해 둔감해지고 있는 것과 달리, 현실은 자살 사건 빈도가 급증하는 현상에 경각심을 갖고 가정의 본연의 기능과 자녀 양육에 관한 부모의 역할에 대해 한인사회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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