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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된 아들 "어머니에게 더 뜻깊은 날"

지난 7일 로렌스빌 귀넷정부 청사에서 리코더스 법원에 취임한 라몬 알바라도(왼쪽) 판사를 바라보며 어머니 문유선(왼쪽 두번째) 씨가 울고 있다. 오른쪽은 알바라도 판사의 아버지 알베르토.[사진=귀넷공보국]

지난 7일 로렌스빌 귀넷정부 청사에서 리코더스 법원에 취임한 라몬 알바라도(왼쪽) 판사를 바라보며 어머니 문유선(왼쪽 두번째) 씨가 울고 있다. 오른쪽은 알바라도 판사의 아버지 알베르토.[사진=귀넷공보국]

조지아주 귀넷카운티 법원서
7일 라몬 알바라도 판사 취임
한국·남미 다문화 가정서 성장
취임선서 보던 한인 모친 눈물
"한국어 못 배워 가장 후회돼"


아들이 판사로 취임선서를 하는 날 어머니 문유선씨는 회한의 눈물을 쏟아냈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녀를 키우는 동안 겪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던 까닭일까.

아들 라몬 알바라도(Ramon Alvarado.39) 판사는 7일 조지아주 로렌스빌 귀넷 정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푸에르토리코 출신 아버지 알베르토 알바라도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어머니 문씨가 들고 있는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 리코더스 법원(Recorder's Court)에 취임했다.

시종 담담한 표정으로 아들을 보던 문씨는 눈시울을 붉혔고 이내 눈물을 흘렸다.



리코더스 법원에선 임명직 판사 3명이 속도위반이나 정차 신호 위반 같은 교통법규 건축물 불법개조 같은 조례 식당 위생 규정 등 한인과 밀접한 사건을 처리한다. 알바라도 판사는 "우리 법원은 귀넷 법원의 얼굴"이라며 "수피리어 법원이나 스테이트 법원에서는 중대한 사건들을 다루지만 가장 많은 귀넷 주민들이 거쳐가는 곳은 우리 재판부"라고 말했다.

다수의 매체는 그가 귀넷 최초의 한인 판사인 동시에 히스패닉 판사라고 보도했다. 알바라도 판사 본인도 그렇게 알고 있었으나 그를 귀넷 최초의 한인 판사로 보기는 어렵다.

이정헌 변호사가 1999년 귀넷 카운티 치안법원(Magistrate Court) 판사로 임명돼 2004년까지 일했고 작년까지도 리코더스 법원에서 때때로 대리 판사를 맡았다.

알바라도 판사는 미군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태어나 미시간에서 누이와 성장했고 로스쿨을 졸업한 직후인 2005년 귀넷 카운티로 이주했다. 지난해까지는 피치트리코너스에서 형법 및 상해 변호사로 활동했다.

알바라도 판사는 "오늘처럼 감정적인 어머니의 모습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나보다도 어머니에게 더 뜻깊은 의미가 있는 날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시간의 백인 지역에서 고등학교까지 성장해 한국어나 스패니시를 배우진 못했다. 스패니시가 모국어인 아버지와 한국어가 모국어인 어머니는 집에서 영어로 대화를 나눴고 알바라도 판사 본인도 한국어나 스패니시를 배울 의지가 없었다.

그는 "한국어를 배우지 못한 것이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알바라도 판사는 성인이 되어서도 어머니를 제외한 한인들과 깊게 교류할 기회가 없었다.

외형적으로도 한인보다는 히스패닉처럼 보이는 것도 한 이유였지만 무엇보다 다른 한인들이 자신을 받아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그는 "대다수 사람은 날 보고 히스패닉이나 흑인인 줄 안다. 그런데 웃을 때는 아시안처럼 보인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며 웃었지만 "어머니가 외국인 남자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한국의 친정집에서 괄시를 받고 쫓겨나다시피 했다는 이야기가 가슴속 깊이 남았다"고 했다. 그러곤 기자에게 "아직도 한인들은 타인종에 대해 배타적인가"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그는 "어릴 적 롤모델이 없어 부모의 문화를 계승하지 못한 나는 그만큼 히스패닉 한인 판사로서의 책임감이 무겁다. 기회가 된다면 한인 커뮤니티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할 방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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