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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본관서 없어진 촛불집회 그림...국정기조 전환 상징?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1/11 13:00

청와대가 새해 들어 본관 로비 왼편에 설치됐던 대형 촛불집회 그림을 떼어내고 인왕산과 소나무를 그린 그림 2점을 새로 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본관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장면에서 촛불집회 그림 대신 새 그림들이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본관에서 '2019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문 대통령 왼편으로 새로 걸린 인왕산과 소나무를 그린 그림이 보인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기존 촛불집회 그림은 민중미술가인 임옥상 작가의 ‘광장에, 서’라는 작품이다. 2016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를 그린 작품으로 캔버스(90.9㎝×72.7㎝) 78개가 모여 한쪽 벽면을 꽉 채운 대형 그림이다. 이 그림은 ‘문재인 정부=촛불 정부’라는 상징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작품으로 평가돼왔다. 청와대 핵심 건물인 본관에, 그 중에서도 왕래가 잦은 로비 한켠에 설치돼 있었기 때문에 정치적 의미가 컸다.

문재인 대통령과 참모진들이 2017년 11월 21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 걸린 임옥상 화가의 '광장에, 서'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작품은 지난해 광화문 광장의 촛불시위를 주제로 한 것이다. [중앙포토]

문 대통령도 2017년 11월 처음 촛불집회 그림이 걸렸을 때 이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당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본관 로비를 가로질러 세종실로 입장하려던 문 대통령이 그림을 보고 멈춰섰다. 이어 주변에 있던 참모진과 국무위원들에게 “이게 촛불집회를 형상화한 건데 완전히 우리 정부 정신에도 맞고 정말 좋아 보이더라고요”라고 말을 꺼냈다.

문 대통령은 “원래 그림을 구입한 사람이 당장 전시할 곳이 없어 창고에 보관할 계획이라고 하니 우리가 빌려 걸 수 있느냐고 물어봤다. 흔쾌히 좋다고 해 온 건데 (벽면 폭이) 좀 좁아 양옆에 일부는 다 못하고 (캔버스를) 서른 개 정도는 게시하지 못했다”며 그림이 설치된 과정도 자세히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참모진, 국무위원들과 그림 앞에서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이 30일 오후 청와대 본관 국빈대기실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면담에 앞서 경내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이후 해당 그림은 청와대의 명소가 됐다. 지난해 10월말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청와대를 방문했을 당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이 그림 앞에서 청와대 본관을 소개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본관에서 '2019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문 대통령 왼편이 오용길 작가의 '서울-인왕산'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본관에서 '2019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 앞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편 너머로 허계 작가의 '장생2' 그림이 보인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현재 이 자리에는 오용길 작가의 수묵화인 ‘서울-인왕산(2005년작)’과 허계 작가의 ‘장생 2(1988년작)’가 새로 걸려 있다. 인왕산 그림은 서울 종로의 옛 한국일보사에서 인왕산을 바라본 모습으로 경복궁 마당과 인근 주택가 모습이 묘사돼있다. 소나무 그림은 80년대 초반부터 20년 넘게 소나무를 그린 허계 작가가 소나무 기상을 화려한 붉은 색과 녹색으로 표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주기적으로 청와대 내 그림을 바꾸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라 교체한 것일 뿐 특별한 배경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가 정권 출범 당시 강조한 적폐청산에서 집권 3년차인 올해 경제 활력으로 방점이 옮겨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신년행사에서 적폐 청산과 촛불 정신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회와 신년기자회견에서 ‘촛불’‘적폐’라는 단어를 1~2회 언급하는데 그쳤다. 대신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올해는 국민의 삶 속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확실히 체감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혁신으로 기존 산업을 부흥시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신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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