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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웃자

'평양성 해 안 뜬대도 난 몰라요. 웃은 죄밖에.'

우물가를 찾아든 나그네에게 물 한 모금 건네준 새댁이 웃음이 헤프다고 마을 어른들께 혼이 난 다음 푸념을 하고 있나 보다. 그렇다 해도 웃음은 삶의 윤활유로 모든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필수영양제라는 감이 든다.

겨울이 한창 무르익고 있다. 잎을 거둔 나무들이 뿌리에 힘을 모아 추위를 모른 척 봄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 새해 첫인상이 매화 나뭇가지 끝에 매달리고 있다. 가지마다 볼록한 망울이 흰빛을 머금는다. 동녘 하늘에 나타나는 여명으로 희망을 읽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여명은 해가 뜨리라는 예언이 아니겠는가.



살아보니 만족보다 불만이 컸고 행보다 불행을 더 보았다. 늘 부족하고 아쉽다. 그래서 늘 바람이 따른다. 건강 재산 지위 존경 등의 번영을 바라며 살아왔다.

차들이 꽉 차 거북이걸음이다. 내 컴퓨터가 느리다. 하지만 어제 반대 길 차선은 완전히 정체했어도 나는 70마일로 노래를 들으며 집으로 달려왔다.

컴퓨터는 아직 쓸만하다. 복권이 나에게 터진다면 고민깨나 크겠다고 지레 겁먹는다. 일마다 좋은 뜻을 부쳐주어야 마음 편히 웃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논산훈련소에 있던 이야기다. 정훈 교관이 선배가 넘겨준 원고를 들고 훈련병 앞에서 읽어 내려갔다. "…군 생활에서 야간근무는 사회생활에서보다 더욱 더 철저해야 한다. 여기서 한 번 웃긴다…" 초보 교관이 웃길 말을 잊고는 얼굴이 벌게져 단을 내려오고 말았다.

웃을 일 웃길 일을 찾아봐야겠다. 아이들은 하루에 400번을 웃는다는데 어른들이라고 열 번이야 못 웃겠는가. 15초 웃으면 이틀을 더 산다고 하는데.

미움이나 원망을 털어버리고 빈 마음으로 좋은 인연을 찾아 같이 나누는 웃음의 새해를 맞아야겠다. 한 열흘이면 매화가 웃음을 터트리리라


지상문 / 파코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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