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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포럼] 이민사회 어제를 돌아보고 내일을 준비한다

차주범 / 민권센터 선임 컨설턴트
차주범 / 민권센터 선임 컨설턴트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1/15 미주판 14면 기사입력 2019/01/14 19:43

지난해 서류미비자 운전면허증 취득 허용 법안이 뉴욕주 하원에 상정됐다. 이민자 단체들이 올바니 뉴욕주 의사당에서 하원의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민권센터]

지난해 서류미비자 운전면허증 취득 허용 법안이 뉴욕주 하원에 상정됐다. 이민자 단체들이 올바니 뉴욕주 의사당에서 하원의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민권센터]

오늘은 어제의 연장이다. 내일은 오늘의 반영이다. 달력이 구분 짓는 연도는 상징적인 숫자다. 해가 바뀌었다고 완전한 단절을 뜻하지 않는다. 세상의 많은 일들이 연속성의 원리로 작동한다. 따라서 커뮤니티 단체에게 요구되는 자세는 분명하다. 어제를 돌아보고 내일을 준비하는 활동을 오늘 열심히 하는 것이다.

중간 선거 '민주' 하원 다수당
반이민정책 견제 교두보 마련


시계를 2018년으로 되돌려보자. 작년 중간 선거는 두 가지로 정리된다. 기존의 경향이 반복됐고 새로운 조짐도 보였다. 중간 선거는 행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을 띤다. 대체로 야당이 선전한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도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약진했다. 작년 선거에선 민주당이 연방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반이민 법안의 의회 상정과 통과를 견제할 교두보는 마련됐다.

작년 선거에선 미국 정치의 새로운 물결도 감지됐다. 특히 민주당 내에서 보인 움직임이다. 지난 대선의 샌더스 캠페인이 진원지다. 민주당 내 진보 그룹은 뉴욕 연방 하원 제14 선거구에서 놀라운 결과를 성취했다. 20대 여성인 오카시오-코테즈 후보가 10선의 현직 크라올리를 꺾었다. 그는 뉴욕 정치의 맹주로 유력 차기 하원의장 후보였다. 오카시오-코테즈는 선명한 진보 공약과 풀뿌리 선거 전략으로 승리했다. 미네소타에선 소말리아 출신의 오마르가 당선됐다. 최초의 여성 무슬림 연방 하원의원이다.

뉴욕주 정치 구도에도 큰 변화
주의회서 개혁 입법 통과 기대


뉴욕주 정치 구도에도 큰 변화가 발생했다. 민주당이 행정부와 입법부를 공히 장악했다. 주 하원은 원래 민주당의 강세였고 주 상원마저 다수당이 되었다. 지난 70여 년의 뉴욕주 정치에서 2년 동안만 있었던 희귀 사례다. 이민자, 사회단체는 새로운 희망을 보고 있다. 그간 주상원의 벽에 번번이 막혔던 개혁 입법의 통과를 기대한다. 다만 쿠오모 주지사의 정책 지향이 중요한 변수다.

2019년에 이민자 단체는 '멀티 플레이어'로 뛰어야 한다. 수비부터 공격까지 적극 가담하는 선수의 역할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공세에 맞서며 뉴욕 주정부와 의회에겐 정책 요구를 하는 활동이다.

트럼프, 다인종 공존 사회 거부
미국 우선주의, 호혜·평등 실종


트럼프는 국토 안보부의 행정력을 동원한 전방위 이민자 탄압에 집중해 왔다. 취임 5일 만에 무슬림 입국 금지 행정명령을 공표했다. 이민단속국에 의한 무차별 이민 단속과 추방을 감행했다. 임시 체류 신분 (TPS) 부여 대상 국가를 축소했다. 추방 재판에서 이민자의 권리를 박탈했다. DACA의 철폐를 획책했다. 가족 이민 축소를 집요하게 추구했다. 난민 불허와 잔인한 가족 생이별과 아동 분리 수용까지 감행했다. 심지어 헌법 개정이 필수인 속지주의 철폐도 언급했다. 이민 신청에서의 '공적 부담 (Public Charge)' 규정 변경, 이민 신청비 면제 대상 축소를 시도 중이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숨찰 지경이다.

트럼프는 극우 반이민 세력을 열광시켰던 공약을 착실히 이행했다. 금년 국정의 시작은 반이민 레토릭의 상징일 뿐 효과는 미미한 국경 장벽 설치를 둘러싼 정치 게임이다. 장벽 설치 예산을 수용하지 않은 민주당과 맞서며 연방 정부 폐쇄까지 불사했다.

트럼프의 이 모든 행위들은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미국을 1965년 이민법 체재 이전의 사회로 되돌리려는 의지다. 오늘의 다인종이 공존하는 사회를 거부하는 행태다. 그는 사회 발전의 도저한 흐름을 거스른다. 바람직스럽지도, 가능하지도 않은 역사와의 전쟁이다. 그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는 모든 미국인을 동등하게 포괄하지 않는다. 백인 우월주의자와 인종 차별주의자들이 원하는 그들만의 리그다. 호혜와 평등의 정신이 실종됐다.

서류미비자 운전면허증 허용
드림액트 등은 모두에게 이득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만연된 오해를 교정할 필요가 있다. 작금의 상황은 단지 서류미비자의 문제 만은 아니다. 반이민 정책은 이민 신분에 상관없이 모든 구성원의 삶에 직격탄이다. 65년 이민법의 아시아 국가 쿼터제 철폐와 가족 초청 본격화는 이민자 커뮤니티 성장의 주춧돌이다. 추방이 강화되고 이민 문호가 좁혀지면 이민 사회는 기둥이 흔들린다. 역량도 급격히 위축되며 약화된다. 이미 우리는 커뮤니티 경제가 추락하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영주권과 시민권을 손에 쥐고 있어도 못 살면 인생이 괴롭다. 금년에도 지속될 반이민 추세는 전체 커뮤니티의 현안이다.

뉴욕주에선 승리의 기록을 새길 기회다. 개혁 입법의 상정과 통과의 문이 열렸다. 뉴욕주 드림액트, 서류미비자 운전면허증 취득 허용, 렌트 안정 법 개정, 선거자금 법과 선거 제도 개혁 등이 향후 뉴욕주의회 회기 중에 결론을 내려야 할 사안들이다.

드림액트의 법제화는 교육 기회의 확대에 기여한다. 서류미비 학생들에게 학자금 지원을 제공한다. 1600억 달러가 넘는 뉴욕주 예산에서 2700만 달러 정도만 소요되는 정책이다. 고등 교육을 이수한 이민자 학생들은 커뮤니티에 기여할 미래의 주역이다. 이민 신분에 상관없이 운전면허증 취득이 가능하면 긍정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난다. 차량 판매와 보험 가입이 증가하여 뉴욕주 경제에 기여한다. 무면허 운전이 방지되어 도로 안전에도 좋다. 현재 추진 중인 이민 정책들이 현실화되면 뉴욕주 전체에 좋은 윈윈 게임이다. 아울러 뉴욕주가 진정한 의미의 '이민자 보호주'의 면모를 갖는다. 반이민 정책은 반이민 세력의 '정신 승리'에 기여한다. 올바른 이민 정책은 모든 이의 현실살이를 이롭게 한다.

권리는 요구하는 자의 몫이다
2020년 대비 징검다리 놓아야


지난 7일에 민권센터에선 중요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인, 아시안 단체들과 주 의원들이 모여 금년에 추진할 핵심 이민정책 현안을 발표하고 협력을 다짐했다. 한인 단체로는 이민자보호교회 네트워크, 시민참여센터, 원광 복지관, 퀸즈 YWCA, 뉴욕한인봉사센터가 참석하여 힘을 합쳤다.

금년은 뉴욕주 이민자에게 승리의 원년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전국적인 파급력을 발휘할 여지도 있다. 연방 정부의 반이민 정책과 상반되는 주 차원의 동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된다. 2020년으로 향하는 튼튼한 징검다리를 놓는 셈이다.

권리는 요구하는 자의 몫이다. 그리고 조직된 대중이 권리를 확보한다. 이것이 연대의 정신으로 모두의 지혜와 힘을 모아 커뮤니티의 앞날을 개척해야 하는 이유다. 2020년엔 다시 대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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