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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높아지는 내부의 장벽

[LA중앙일보] 발행 2019/01/16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01/15 19:21

오늘로 연방정부 폐쇄 26일째다. 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 당시의 21일을 뛰어넘었고 하루하루 최장기 정부 폐쇄 기록을 세우고 있다.

발단은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장벽 건설에 필요한 예산 56억 달러를 요구했고 지난해 12월 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던 연방하원은 이를 수용한 예산안을 통과했다. 하지만 민주당 반대로 상원에서 예산안이 막히면서 정부는 멈췄다. 새해 개원과 함께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국경장벽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정부 폐쇄는 전에도 있었고 그 이유는 항상 정치적이었다. 1995년 클린턴 정부 때는 건강·교육 예산과 작은 정부, 2013년 오바마 정부 때는 오바마케어 예산을 둘러싼 갈등으로 정부가 폐쇄됐다. 트럼프 정부 들어서 부딪치는 지점은 이민이다. 지난해엔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제도(DACA)를 놓고 정부가 폐쇄된 데 이어 올해는 국경 장벽 건설을 놓고 부딪치고 있다.

다른 접점을 찾는 노력이다. 정부가 폐쇄되면 양당이 협상과 양보, 합의의 정신을 앞세우게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갈수록 접점에서 멀어지는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국가비상사태 언급에 이어 8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집무실에서 대국민 TV 연설에 나섰고 9일에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대화 30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14일에는 "국민을 안전하게 하는 것에 관한 한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도 강경하기는 마찬가지다. 충격적인 대선 패배 이후 트럼프 행정부에 이렇다 할 대응을 못 해 무기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 탈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화력을 증강하고 있다. 펠로시는 하원의장 취임과 함께 러시아 스캔들과 탄핵을 언급했다. "정치적 이유로 탄핵을 해선 안 되지만 정치적 이유로 탄핵을 회피해서도 안 된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보고서를 기다리고 지켜볼 것이다."

민주당은 러시아 스캔들, 탄핵, 국경 장벽 건설 세 가지 카드를 들고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기세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대놓고 '트럼프 셧다운'을 언급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트럼프의 파괴적 분노발작'이라는 말과 함께 "예산안이 오늘도, 다음 주도, 내년에도 절대 통과될 수 없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전에 볼 수 없는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는 트럼프의 방식으로 트럼프와 싸우겠다는 의지로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분리하는 작전으로도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은 공화당이 아니라 트럼프에 졌다. 그러니 트럼프와 싸우겠다는 것이다.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여야 의원을 백악관 오찬에 초청하자 민주당은 이를 전원 보이콧했다. "대통령이 행동하면 그가 하는 무엇에 대해서도 우리는 대응할 것"이라는 펠로시 하원의장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민주당은 확실히 변했다. 하원 장악으로 발판을 마련한 이후 첫 전선인 예산안 대치 국면에서 힐러리 클린턴의 방식은 사라졌다. 이대로 다음 대선까지 틈을 주지 않고 트럼프를 압박하겠다는 결기까지 보인다. 카드는 세 개나 있고 언론의 지원까지 있으니 '절대 통과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정치적이지 않은 강경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대립이 첨예하면 타결이 가까워지는 것도 정치다. 하지만 정부 폐쇄 국면이 해결된다 해도 민주당의 새로운 대응 전략이 바뀔 것 같지 않다. 결국 트럼프 대 민주당의 대립은 대선까지 트럼프 방식 대 트럼프 방식의 충돌이 될 가능성이 커졌고 국경 장벽 이전에 내부의 장벽이 높아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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