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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겨울 능금

임의숙 / 시인·뉴저지
임의숙 / 시인·뉴저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1/19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9/01/18 17:33

보세요, 저 찬란한 겨울의 능금들

수없이 떨어지던 씨앗들이 꽃을 피웠어요

나무 밑둥까지 스며들어 가지를 타고 오르는 동안

간간이 떨구는 눈물을 보았어요

누구의 목마름 이였는지는 말하지 않겠어요



눈동자가 시려워요

칸칸이 열어놓은 가지들의 서랍장

달빛이 얼린 지붕을 타고

새들은 소리를 고르며 긴 계단을 내려왔어요

누구의 발자국 이였는지는 말하지 않겠어요



보세요, 저 찬란한 겨울의 능금들

순백의 향으로 가지마다 무게를 달고 있어요

고드름추의 동면을 깨우지 않으려고

바람은 시소 타기를 멈추었는데요

누구의 저울 이였는지는 말하지 않겠어요



눈사람을 만들어야 겠어요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파수꾼 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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