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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년 전 아름다운 그 밤…폭우 지나간 LA서도 찾길

오수연 기자의 그림 읽기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회오리 필치' 격렬함 표현
자살 1년전 병원에서 완성

밤이 길다. 오후 5시면 해가 떨어진다. 빨리 어두워지니 퇴근만 하면 서둘러 집으로 차를 몰아간다. 집에 온 후에도 밤 11시처럼 느껴지는 9시 여서인지 그다지 할 일을 찾지 못하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해가 다시 떠오르는 오전 7시까지 14시간. 긴긴 밤이다. 항상 같은 24시간인데 뭔가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드는 1월이다. 그래서 캘리포니아의 여름이 한없이 더 그립다.

그런 긴 밤을 사랑했던 아티스트가 있다. 네덜란드 출신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다. 고흐는 프랑스 남부 지방의 아름다운 밤 풍경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고흐에게 밤하늘은 무한함을 표현하는 대상이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중에는 밤의 풍경과 별이 빛나는 하늘을 표현한 작품이 여럿이다.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1888년) '아를,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1988~1889년) 그리고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이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별이 빛나는 밤'(1889년·사진)이다.

'별이 빛나는 밤'은 구름과 대기, 별빛과 달빛이 폭발하고 불길이 타오르듯 사이프러스 나무가 높이 솟아있다. 진한 남색의 하늘과 노란색의 별과 달이 보색 대비를 통해 강렬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앞서 그린 두 편의 작품에 비해 회오리치는 듯한 꿈틀거리는 필치가 감정을 더욱 격렬하게 표현했다.

뉴욕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이 작품은 고갱과 다투고 자신의 귀를 자른 사건 이후 정신병원에 있을 때 그린 작품이다. 고흐가 권총으로 자살을 하기 1년 전이다. 이 아름다운 작품을 그가 자살을 할 만큼 아주 힘든 시기에 그렸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당시 그는 병원에 갇혀 발작으로 시달리고 있었고 화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심적으로 매우 힘들어했다. 결국 고흐는 10년간의 짧은 작품활동을 마감하고 37세의 나이에 자살을 선택했다.

연방정부 셧다운에 LA교사총파업 그리고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계속 내린 비까지 왠지 무거웠던 한 주가 지나갔다. 그 뒤에 온 화창한 주말이 반갑다.

고흐는 "별을 보는 것은 언제나 나를 꿈꾸게 한다"고 했다. 조금은 우울했던 한 주지만 오랜만에 고흐가 바라봤던 아름다운 밤 하늘을 한번쯤 올려다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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