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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2020년 대통령 선거

선거운동 날짜를 잡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미국에선 한 해, 하루도 정치인들이 선거운동을 못할 날이 없다. 때문에 '당선된 날이 선거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날'이다.

그래서 2020년 11월을 앞둔 대통령 선거운동은 이미 2016년 첫 발을 디뎠지만 이제 스물 한 달 밖에 안 남았으니 코 앞이다. 겉치레이긴 하지만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지난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공화당 대선 후보라는 결의안을 냈다. 공화당 안에서 트럼프에게 맞설 사람이 조금 있는 것 같지만 섣불리 나서지 못하게 일찌감치 못을 박은 것이다. 민주당 후보로는 수십 명이 나서고 있다.

미국 정치의 뿌리 깊은 잘못 가운데 하나가 선거운동이다. 선거란 나라를 이끌 사람을 뽑아 정치를 맡기는 것인데 정치는 하지 않고 늘 선거운동을 하는 꼴이다. 그러다 보니 나라를 이끌 생각보다 어떻게 하면 다음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 지 꾀를 쓰고 정책은 선거운동에 끌려 다닌다. 앞 뒤가 바뀐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월 15일까지 연방정부 업무정지 '셧다운'을 잠깐 미뤘다. 이제 선거운동은 정말 땀 나게 이어진다. 나라의 앞날을 밝히는 빛은 가리고, 사람들이 어느 쪽을 바라보게 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을 지를 따지며 어둠을 키운다. 그래서 눈을 부릅뜨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치는 미국-멕시코 국경의 담은 처음부터 끝까지 선거운동이다. 담을 국경에만 세우는 게 아니라 사람들 마음 속에 자리잡게 한다. "이민자는 나쁘고 더럽다. 그래서 미워하고 밀어내야 한다." 그러면 마음에 담을 쌓은 사람들이 나에게 몰린다는 셈을 한다. 반이민, 반낙태, 반동성애는 공화당이 지난 20여 해 써먹어 온 선거운동 단골 차림이다. 그리고 반이민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잘 팔아온 먹거리다.

이민자들이 미국에 얼마나 많은 보탬이 되는 지는 두 말 하고 싶지 않다. 이민자 가운데 서류미비자들만 때린다는 말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다. 그 까닭을 알려면 눈을 조금만 크게 뜨고 둘레를 살펴 땀 흘려 일하는 서류미비자들을 보면 된다. 이들이 사라지면 농산물과 밥값이 치솟는다, 농업과 건축.호텔.청소.조경 등 이들의 손길이 닿아 있는 곳곳이 어지러워 진다. 그리고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민사회 경제는 무너진다.

그럼 잘 모르고 반이민을 외칠까? 아니다. 알면서도 그렇게 한다. 까닭은 선거운동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와 공화당이 그렇게 서류미비자 단속을 외치면서도 정작 고용주를 세게 치지 않는 이유는 정말 다 쫓아내면 무너질 걸 알기 때문이다. 반이민은 선거운동이 정책을 뒤흔들고 망가뜨리는 가장 으뜸가는 일이다. 그래서 속내를 알리고 막아야 한다.


김종훈 /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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