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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스쿠터, 받아들이긴 하겠지만

[LA중앙일보] 발행 2019/01/30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01/29 17:50

UCLA 연구팀이 1년 동안 응급실 두 곳의 전기 스쿠터 사고 환자를 분석해 지난주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환자 249명 가운데 사고 당시 헬멧을 쓴 이들은 4.4%였다. 머리 부상(40.2%)과 골절(31.7%)이 가벼운 찰과상(27.7%)보다 많았다.

스쿠터가 남가주에서 처음으로 공식 운행된 것은 2017년 9월 샌타모니카에서였다. 1년 6개월이 채 안 됐다. 기간이 짧음에도 이런 연구가 나온 것은 그만큼 사고와 응급실 치료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한인타운에서 운전을 한 사람이라면 UCLA팀의 연구 취지를 수긍할 것이다. 운전 중 어디선가 튀어나온 스쿠터에 당황했던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 차와 부딪혔는데 헬멧을 쓰지 않아 머리를 다친다면…. 끔찍하다.

그러니 불만, 있을 수 있다. 도로 공유(Sharing the road) 정책은 이해하는데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에 이어 이제는 전기 자전거와 스쿠터까지. 유동인구까지 늘어 차도도 인도도 밀리고 복잡한데 부쩍 는 낯선 탈것이 불안하다. 막힐 때는 버몬부터 웨스턴까지 30분도 걸린다. 자전거 도로를 만든다고 차선을 줄인 탓에 길은 더 막히는데 도심 자전거 도로는 말끔히 연결된 것 같지 않고 이젠 스쿠터까지 달린다.

그런데 상황을 보면 스쿠터는 대세다. 초소형 탈것(micromobility)은 대도시 교통 체증의 새로운 해결사로 등판한 듯하다. LA를 보자.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은 한계가 있다. 전기 자전거와 스쿠터는 크기가 작으니 도로를 덜 차지해 통행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만성적인 주차 공간 부족은 숨통이 트인다. 전기를 사용하니 배기가스는 없다. GPS와 스마트폰을 연계해 적당한 곳에 놓아도 쉽게 찾을 수 있어 보관 공간이 따로 필요 없다. 교외 지역에서 대중교통으로 도심에 온 뒤 스쿠터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 민간기업의 공유사업이니 정부는 예산 부담이 없고 오히려 세수가 확대된다. 주택비용 상승으로 지갑이 얇아진 젊은 층은 자동차 구매와 보험료의 부담에서 벗어난다.

LA시의 경우 앞으로 버드와 라임 외에도 모두 12개 회사에 1만500대씩 자전거와 스쿠터 대여를 허용할 예정이다. 12개는 샌타모니카시에 영업을 신청한 회사 수를 준용했다. 초소형 탈것의 긍정적인 효과와 정책 방향을 볼 때 스쿠터는 돌이키기 어려워 보인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탈것을 이용한 이동의 50%가 3마일 안이라는 조사 결과는 중요한 근거다. 자동차업계는 초소형 탈것을 잠재적인 자동차 산업 위협 요소로까지 보고 우버와 포드, GM, 다임러가 스쿠터에 투자하고 있다.

스쿠터는 합리적인 도심 이동 수단이고 미래의 탈것이다. 정부는 빠른 확산 속도에 규정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다 해도 스쿠터 이용자와 다른 운전자의 안전은 확보해야 한다. 스쿠터 이용자는 전용차선 부족과 불안한 전용차선 때문에 불법인 줄 알면서 인도를 주행한다. 전기차도 출발 땐 합성음을 내는데 야간주행이 허용된 스쿠터는 불빛과 경고음이 없거나 부족하다.

적어도 '여기 스쿠터가 간다'는 것은 알려줘야 한다. 불빛과 경적은 골목과 주차장에서 나오는 차량이나 행인과 충돌을 피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헬멧 착용은 지난 1일까지 의무였으나 18세 이상은 선택이 가능하도록 가주법이 바뀌었다. 대신 시마다 자체 법규를 정할 수 없다. 보험도 불분명하다. UCLA 연구에서 응급실 환자 중 12명(4.8%)은 혈중알코올농도가 음주운전 수준이었다. 음주 규정도 필요하다. 스쿠터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대신 다른 운전자와 안전하게 길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법규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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