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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본국 지원 끊기게 된 '뿌리교육'

창피하고, 참담하고, 분노가 치솟는다. 우리 자녀, 손주들의 뿌리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주말 한국학교 12곳의 지원금이 끊기게 됐다. 한국 정부는 남가주한국학원을 한인사회 공익에 반하는 '분규단체'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연 25만~28만 달러 지원금도 중단된다. 누구보다도 커뮤니티 이익에 앞장서야 할 교육기관이, 공익에 반하는 단체로 지정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당장 피해는 고스란히 1600명 이상 어린 학생들 몫이다.

발단은 윌셔사립초등학교가 지난해 경영난으로 설립 33년 만에 문을 닫으면서 시작됐다. 학교 운영을 맡아온 남가주한국학원 이사회는 등록생이 줄어들면서 매년 적자가 누적돼 폐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이사회의 자기반성은 없었다. 교육 프로그램이 시대에 뒤처지지는 않았나, 10년 동안 적자가 나는 데 대응책은 무엇이었나 등 합리적인 성찰조차 없었다. 또 교육이라는 백년대계에 걸맞은 어떠한 플랜도 제시하지 못했다. 그저 폐교 원인이 2008~2009년 경제 위기 때문이었다고만 둘러대기 바빴다.

학교 운영에 실패한 책임이 있는 이사회가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도 실망스러웠다. 학교 부지를 모 사립초등학교에 10년간 임대해 모기지를 갚는 데 쓰겠다는 이사회의 구상은 한인사회 후원금과 한국정부의 혈세까지 쏟아부어, 2세들의 뿌리교육장으로 활용한다는 학교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발상이었다.

한인사회는 LA 총영사관과 함께 지난 7개월간 몇 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학교 부지에 새롭게 '한인청소년 교육센터'를 짓자고 제안하고 기금 형성 및 전달 계획까지 밝혔다. 그럼에도 이사회는 이런 제안에 어깃장만 놓다가 결국 후세들의 교육 기회까지 빼앗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남가주한국학원은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운영을 못해 학교가 폐교됐는데 이사회가 그대로 존속한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한인사회와 한국정부가 피땀으로 모은 지원금으로 세운 학교가 이렇게 좌초해서는 안 된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만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이 사태가 수습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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