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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시 합격, 하버드보다 어렵다"

LAT "한국 꿈의 직장은 관료"
합격률 2.4%·하버드는 4.5%
학력 인플레 양질 일자리 부족
50만명 공시준비로 '인생 올인'

한국의 젊은이들이 혁신과 도전보다는 안정과 보신을 지향하며 공무원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LA타임스가 6일 비중있게 보도했다.

평균 학력은 높지만 저성장에 빠진 경제가 양질의 일자리를 충분히 만들지 못한 까닭도 제시됐는데 신문은 공무원을 뜻하는 여러 단어 중 유독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한 '관료(Bureaucrat)'를 선택하며 한국적 현실을 비꼬았다.

신문은 3년 넘게 9급 공무원 채용시험을 준비 중인 김주희(26)씨를 통해 녹록지 않은 한국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의 현실을 보여줬다. 김씨의 어린 시절 꿈은 가수나 교사였지만 중학교 2학년 이후 공무원으로 진로를 정했다. 그는 "공무원만큼 안정적이고 좋은 직업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이제와서 다른 진로를 생각할 수 없어 두 달 남은 시험을 위해 매일 8시간 이상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봄 한국의 15~29세 실업률은 11.6%로 재난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신문은 많은 한국인들이 북한의 핵위기 보다 일자리와 경제문제를 더 큰 위협으로 느낀다며 이런 위기감이 부모에서 자녀로 이어져 2017년 한 정부 조사에서 중학생 4명 중 1명의 장래희망이 공무원으로 나타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공무원 되기는 미국 명문 하버드대 입학보다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지난해 9급 공무원 1차 시험에는 약 20만명이 응시했지만 합격자는 4953명으로 2.4%만이 통과했다. 하버드대 합격률 4.59%보다 좁은 문이었다.

한국의 공시생 규모는 약 50만명으로 알려졌는데 현대경제연구원은 젊은이들이 전업 공시생으로 몰리면서 한국 경제가 허공에 날린 기회비용이 15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아무리 직업 안정성이 높고 연금이 탄탄하다고 해도 평균 1만7000달러 선인 공무원 초봉은 한계일 수밖에 없다. 한국의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이 3만6000달러, 중소기업도 2만4000달러 수준인 점을 보면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입사 경쟁이 치열해 공무원 시험이 대안이 되고 있다. 대기업 입사를 위해서는 명문대 졸업장과 높은 학점, 다양한 인턴십 경험과 외국어 능력 등이 필수인데 그렇지 못한 이들이 공무원 시험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 시험 응시자는 1995년 대비 2016년에 3배 가량 늘었고, 2016년 한 대형 온라인 서점에 따르면 공무원 시험 교재 판매는 1년 만에 73.5% 증가했다.

숙명여대 경영학과의 권순원 교수는 "24~35세의 70%가 대학 졸업자인데 현재 성장 속도로 봐서 한국 경제는 이들이 원하는 수준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여력이 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민간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거나 기업을 키울 필요가 없는 공직에 투신하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1960년대 세계 최빈국에서 한국을 탈출시킨 전자, 자동차, 조선 등의 산업 분야에 인재 유입이 되지 않을 수 있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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