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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불교의 '궁극적 관심'

박재욱 법사 / 나란다 불교아카데미
박재욱 법사 / 나란다 불교아카데미 

[LA중앙일보] 발행 2019/02/12 미주판 29면 기사입력 2019/02/11 19:57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다 꿈이로다/ 너도나도 꿈속이요 이것저것이 꿈이로다/ 꿈 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 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 가는 인생"(흥타령 중에서)

공옥진 여사(2012년 작고)는 1인 창무극의 선구자다. 처절한 몸짓과 소리, 재담으로 서민의 애환과 사회병리현상을 시니컬하게 표현하여 인기를 끈 바 있다.

앞의 노랫말은 6ㆍ25 동란 중 동네에 들이닥친 인민군에게 그녀와 몇몇 이웃들이 무고로 총살되기 직전, 그녀가 청하여 부른 흥타령 중의 한 자락이다. 소리가 끝나자 무슨 연유인지 인민군 장교는, 말없이 사람들을 풀어주었다고 한다.

한편, 전국시대 일본을 통일하고 임진왜란을 일으킨 원흉,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숨을 거두면서,

"몸이여! 이슬로 와서 이슬로 사라지니, 오사카의 영화여! 꿈속의 꿈이로다"하며 비탄을 토했다고 한다.

다음은 임종이 가까워진 인디언 추장이 인생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고 묻는 딸에게 준 대답이다.

"살아 있음은 초가을 황혼 무렵 풀을 스치는 바람소리 같고, 밤에 날아다니는 불나방의 번쩍임 같고, 한겨울 들소가 내쉬는 숨결 같은 것이며, 풀밭 위를 가로질러 달려가 저녁노을 속에 사라져 버리는 작은 그림자 같은 것이란다."

꿈은 희망이나 이상을, 또는 덧없음, 망상을 상징한다. 예화들은 인생무상을 통감한 허무적 언표다. 하지만,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밀도 있고 의롭게 살았을 텐데…, 하는 회한이며, 그리 살라는 당부이기도 하다.

대한불교 조계종단의 소의경전이기도 한 '금강경'은 고구정녕, 입이 쓰도록 이렇게 권면하고 있다.

"형성된 모든 것은 꿈과 같고, 환영과 물거품 같고, 그림자와 같으며, 또한 이슬과 번개와도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보아야한다."(제32분)

인연 조건에 의해 연기되어 잠시 형성된 색(현상ㆍ물질ㆍ몸)과 그에서 비롯된 심리적 작용까지, 조건에 따라 변하므로 불변의 실체는 없다. 공이다.

색즉시공(色卽是空) '현상에는 실체가 없다.' 바로 '지혜'이다. 고통은 실체를 고집하면서 그 꿈같은 현상에 대한 집착과 고착에서 야기된다.

지혜에 의해 그로부터 해방된다. 깨침이고 거듭남이며 구원이다.

공즉시색, '실체가 없기에 현상이 될 수 있다.' 진공묘유와 다름 아니다. 참된 공은 실체 없이 비었기에 조건에 따라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묘한 가능태다.

특히 강고한 '자아'와 자기중심적 심리작용도 지혜의 통찰로 사라지면, 그곳엔 '함께'가 자리하게 된다. '자비'이다. 공이 자연적으로 분비하는 시은이다.

'지혜'는 진리를 받아들이는데 있고 그 받아들인 진리가 '자비'실천으로 삶의 의미가 될 때, 최대가치를 발휘한다. 지혜의 완성이며 자기완성이다.

까닭에, 공(空)은 불교의 '궁극적 관심'이다.

musagu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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