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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2019년 2월 한반도의 시간

김용현 / 언론인
김용현 /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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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9/02/13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19/02/12 20:23

오는 27일, 28일 양일간 베트남의 하노이로 결정된 제2차 북미회담은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회담일 뿐 아니라 세계사의 흐름을 바꿀 역사적 담판이 될 것이다. 2018년이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의 기반을 다진 한해였다면, 2019년은 한반도의 비핵화가 정착되고 냉전해체를 구축하는 대전환의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돌아보면 바로 1년 전에 있었던 평창올림픽은 우리 민족에게 엄청난 축복이었고 선물이었다. 그 일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70여 년간 분단의 장벽을 쌓고 지내던 남과 북이 정치적, 군사적 신뢰를 조성할 수 있었으며 체육, 문화, 보건 등의 분야에서 교류협력은 어떻게 재개할 수가 있었겠는가. 더 나아 북미관계를 단절시키고 있었던 비핵화의 길에 어떻게 나설 수가 있었을까.

김혁철 북한 대표를 만나 장장 2박 3일간의 긴 실무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스티브 비건 미국대표는 24시간 이상을 서울에 머무르면서 한국 정부 인사들, 심지어는 여야 정치인까지 만나 방북 결과를 설명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는 그간의 대화 과정이 확고한 한미 공조의 틀 안에서 이루어져 왔음을 상기하며 북미 대화를 촉진해나감에 있어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정부의 적극적 역할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한다.

평양 실무회담에서 미국이 요구했던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의 부분 신고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폐기 그리고 북한이 요구하는 연락사무소 개설과 종전선언, 대북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에 얼마나 접점을 찾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한두 차례 실무회담이 더 열릴 것이라고 하는데 착실한 사전 준비로 1차 정상 회담에 비해서는 비핵화 조치나 상응 조치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이번 정상회담이 반드시 성과를 내야할 필요성은 김정은 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에게나 모두가 절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아무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다면 민주당과 다수의 협상 회의론자들로부터 상당한 공격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은 외면하고 미국의 이익만 추구하는 '손쉬운 타결'을 택하거나 또는 그 반대로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강경노선으로 급선회하지는 않을는지. 한국으로서는 두 가지 경우의 수를 모두 상정하며 행여라도 한반도의 운명이 다른 곳으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다.

어차피 비핵화를 공언한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과감하게 비핵화협상을 선도해나가야 할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런 다음 미국은 단계적 해제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최종목표는 완전한 비핵화이고 완전한 제재해제다.

한반도 정세가 이처럼 숨 가쁘게 요동치고 있는데 한국의 정치인들의 행태는 한심해보이기만 한다. 국회 문을 닫아놓고 대여투쟁에만 몰두하던 보수야당은 수구본색을 드러내며 완전한 비핵화 조치 없이는 아무것도 해주면 안 된다느니, 종전선언을 해주면 적화통일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느니 하며 딴소리만 하고 있다. 거기에 더 나아가 북미회담 날짜와 자기네 전당대회 날짜가 겹치는 것은 북풍공작이라며 엉뚱한 시비마저 벌이는 판국이다.

하노이 북미회담이 성공리에 끝난다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고 그 외에도 예정돼있던 남북 경제협력이 줄을 있게 될 것이며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3월, 4월 중 가능할 것이다. 민족의 운명이 걸린 2019년 2월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똑같은 시간이지만 흐르는 시간을 구경만 하거나 역행하는 사람이 있고 도구로 시간을 건져 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남은 2주간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는 우리 민족의 의지와 역량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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