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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피라미드 정상에 오른다는 것

[LA중앙일보] 발행 2019/02/18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9/02/16 19:46

모니카 류 / 종양방사선 전문의·한국어진흥재단 이사장

대학입시 준비를 놓고 벌어지는 강남 부촌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 을 보았다. 서울의대 진학을 돕는 대입 코디의 존재, 하버드 입학 조작, 출생의 비밀, 시험지 유출, 살인 등 온갖 자극적인 요소가 다 들어가 있어 한국에서 크게 화제가 된 드라마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완벽주의와 일등 병(一等 病)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짜깁기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드라마에서 사회는 피라미드 구조라는 관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피라미드 제일 꼭대기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급우는 함께 공부하고 함께 노는 붕우(朋友)가 아니라 경쟁자이어야 함을 강요한다. 부모들은 부정, 부패, 거액의 투자도 감수하고 아이들을 세뇌하지만 결국 실패한다는 이야기이다.

이 드라마는 1989년 뉴잉글랜드 지방 어느 남학생 보딩스쿨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를 연상시킨다. 이 영화를 쓴 탐 슐만은 시나리오 부분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내용은 그가 경험했던 고교 시절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주연배우 로빈 윌리엄스의 연기도 기록될 만했다. 이 영화 역시 부모의 꿈과 계획을 살아내기 위해 남학생들이 겪어야 하는 집단좌절을 표현했다. 꿈을 나누던 비밀스러운 통로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동아리 활동에서 옛 시인들의 시를 읽고 자신들의 작품도 나눈다.

드라마와 영화는 30년의 차이가 있고 동양과 서양이라는 배경도 다르지만 높은 교육열로 인한 부모와 자녀간의 불협화음, 상하조직 체제 안에서 보이는 흔들리는 힘의 균형, 교육을 빙자한 사교육의 치부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고 결국은 커다란 파도에 허깨비는 밀리고 허물어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귀한 것들을 잃은 뒤, 빈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일깨움이다.

미국에도 영리 목적을 가진 대학 카운슬러들이 있다. 1976년에 공인된 IECA(Independent Educational Consultants Association)라는 코디 협회는 코디의 역할을 명확히 정의한다. 코디는 학생이 원하는 것, 희망사항, 관심사, 선호하는 것들에 준해서 첫 단계 역할인 대학의 리스트를 뽑아 준다는 것이다. 긍국적으로 자신이 갈 학교를 결정하는 것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이다. 이 협회의 자체 보도에 의하면 1년에 16만 명의 학생들이 사립 코디를 고용한다고 한다. 약 400만 명의 대학입시생들이 있는 미국을 생각해 볼 때 이것은 4%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엔 미용학교로부터 하버드대학까지 7000여 개의 대학이 있다. 학연이나 인연에 연연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미국 학생들은 복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완벽한 SAT 시험 성적을 내기 위해 여름방학 동안 한국에 있는 학원으로 원정 과외공부를 보내는 학부형들이 있다는 소식은 괴롭고 또 슬프다.

좋은 시스템을 최대한 알아내고 활용하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좋은 모범을 보이는 부모로서 밥상머리 교육을 할 때 차세대는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며 살아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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