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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영화 '극한직업'

오래 전 한국의 모 신문사 얘기다. 기자들의 전화 받는 태도가 너무 불친절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대책회의가 열렸고 바로 전화 응대 지침이 내려졌다. "네, 독자를 먼저 생각하는 신문 ○○일보, △△부 아무개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시도는 좋았지만 며칠을 못 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마감 시간 맞추느라 1초가 아쉬운 상황에서 그렇게 길게, 자상하게 전화받고 있을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 매뉴얼대로 너무나 진지하게 응대하는 이가 있긴 했다. 그럴 땐 그것이 오히려 장난같고 코미디같아 다들 키키득거렸다. 그래선 안 되지만, 그 때는 그랬다는 것이다.

최근 본 영화에서 꼭 그런 상황이 계속 나와 박장대소했다."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수원왕갈비 통닭입니다." 몰려드는 손님 받기에 바쁜 상황에서도 주인공은 매 번 능청스럽게 그 긴 멘트를 날리며 전화를 받는다. 요즘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에서다.

실적 부진으로 해체 위기를 맞은 5인조 마약반 경찰들이 범인 검거를 위해 치킨집을 인수했다가 어떨결에 '대박'을 터뜨리며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웃음 코드다. 벌써 1500만 명 관객 동원으로 역대 한국 영화 흥행 2위에 올랐다(1위는 1761만 명을 끌어 모은 '명량'이다).



웃을 일 별로 없는 일상에서 '머리 아플 것 없는, 뒤끝없는 웃음' 선사하고 있다는 것이 최대의 흥행 요인이라는데. 그럼에도 마냥 웃을 수만 없었던 것은 영화와는 반대로 한국 중년 자영업자들의 안타깝고 가슴 아린 실패담을 너무나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영화는 영화일 뿐, 짧은 순간이나마 행복하길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은 드리고 싶다. 돈과 시간 아깝지 않을 만큼 실컷 웃을 수 있고, 엔돌핀 생성이란 측면에서도 웬만한 보약보다 낫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마침 이곳 LA와 부에나파크 한국 영화관에서도 상영 중이다.


이종호 논설실장 lee.jo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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