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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종 눈높이' 요식업 생존코드

고유가ㆍ고물가에 소비부진 등으로 한인 요식업계는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음식 재료비와 운송비까지 껑충 상승하고 요식업주들이 지켜야 하는 조례와 법안은 강화되는 등 요식업주들에게는 희소식이 없다. 일례로 가주는 2010년부터 트랜스 지방 시용 금지법안을 LA카운티 위생보건국은 위생검사를 더 철저하게 하기 위해 검사규정을 10가지나 추가 시켰다. 또 LA시는 손님이 물을 달라고 하기 전에는 물을 제공할 수 없는 조례안과 최근에는 패티오와 노천카페에서 흡연을 금지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여 요식업주들의 목을 조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LA한인타운 내에만 1400여개에 달하는 식당들로 요식업은 무한경쟁으로 치달으면서 한인 업주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올 상반기에 요식업계의 화두는 런치스페셜, 콤보메뉴와 무제한 메뉴로 대표되는 저가전략이었다. 이는 사람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지고 비슷한 메뉴를 가진 식당들이 음식가격을 대폭 내려 고객을 유치하려는 ‘박리다매’의 마케팅 전략이자 생존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그러나 이 전략은 다른 업소를 밟고 올라서야 자신이 살아 남는 제로섬 게임과 같은 것이다.

침체된 요식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공생하기 위해서는 제한된 시장인 한인대상보다는 더 큰 시장인 주류사회와 타인종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즉 뿌리깊은 외식문화로 경기에 덜 영향을 받는 주류사회 시장으로 진출은 시장도 넓힐 수 있는데다 틈새시장도 발견할 수 있으며 한인업주간 경쟁도 탈피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소위 상생(相生) 또는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에 타인종, 주류고객을 잡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한국에서 온 한인이나 한인1.5세와 2세들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

맛의 혁명 '한식 패스트푸드'

▷특화전략

똑같은 음식은 가라.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다른 식당과 차별화해야만 주류사회 고객을 단골로 만들 수 있다. 한식의 개량, 다른나라 음식과의 퓨전, 또는 패스트푸드화로 비한인 고객의 입맛을 잡으려는 새로운 시도가 한창이다.

최초의 한식 패스트푸드 체인인 서라벌(Sorabol) 그 뒤를 잇는 서울 브로스(Seoul Bros), 밥집(Bab Jip)과 데이지 민트(DaisyMint) 등이 있다. 중식의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팬더 익스프레스를 꿈꾸는 서라벌은 한식의 패스트푸드화에 앞장서고 있다.

서라벌은 팬더 익스프레스의 오렌지치킨보다 부드럽고 느끼한 맛이 덜한 레몬치킨 메뉴를 만들고 타인종 입맛에 맞도록 맛을 조정하면서부터 타인종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가까운 미래에 한식의 대중화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십대를 포함한 젊은층이 고객이 증가하고 있다.

또 서울 브로스는 한식의 갈비, 소고기, 치킨 등 구이메뉴만 선택해 패스트푸드화 했고, 밥집은 불고기 미니버거와 불고기 타코 등 한식을 아메리칸스타일이나 멕시칸스타일로 개량화했다. 데이지민트는 타이와 한식을 선보이는 동시에 동양스타일의 음식으로 타인종을 공략하고 있다.

이외 뉴욕의 ‘우래옥’ 식당에서는 스테이크를 구울 때 갈비양념을 퓨전시켜 철판에서 구울 때 고기에 밴 훈제향이 더욱 강하면서도 맛은 숯불구이의 맛을 선봬고 있으며 토마토 김치와 딸기 김치 같이 과일이 주는 달콤한 향으로 김치의 매운 맛을 부드럽게 하는 시도로 주류사회의 관심과 호평을 이끌어 내는 곳도 있다.

모던한 인테리어 만족 두배

▷문화공유전략

요즘 고객은 자신의 미각을 충족시켜줄 음식 맛만 찾는 것이 아니라 식당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를 갈망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그 지역 음식평론가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는 한식당 ‘산토끼’의 브라이언 김 사장은 “음식 맛만으론 타인종 고객을 끌어들이기 힘들다”며 “손님과 주인의 감정이 서로 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들의 음식문화와 정서를 이해하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인테리어부터 그들이 친숙한 스테이크 스타일로 디자인하는 식당이 증가하고 있다. 즉 인테리어의 간소화와 절제미로 모던함을 돋보이게 하고 레스토랑의 생명인 청결함을 강조할 뿐 아니라 다른 시각적 재미까지 첨가시켜 자신의 문화와 동질성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

여기에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들의 문화를 포용하고 자신들의 문화속에서 우리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라운지나 풀 바(full bar)를 설치한 식당도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풀바의 등장은 식당이 더 이상 식사만 하는 곳이 아닌 문화를 공유의 장으로 거듭남을 보여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타인종 종업원의 고용 및 교육을 통해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고 주류사회 손님과 감정교류를 시도하는 식당도 등장했다.

컬버시티에 한식당 개나리의 윌리엄 신 사장은 “자신의 식당을 찾은 타인종 고객은 종업원으로부터 음식설명은 기본이고 어떤 소스와 함께 먹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어느 종류의 술 종류와 가장 잘 어울리는지 일일이 알려 준다”면서 “이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은 매우 뜨겁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타인종은 자신이 무엇을 먹는지 왜 이 소스와 함께 먹는 것이 이로운지 알고 싶어하고 그런 궁금증을 해결했을때 그들은 한식의 문화를 이해하게 되면서 새로운 한식 마니아로 재탄생하게 된다.

입맛 당기는 '건강식'

▷웰빙전략

타인종들이 건강에 좋은 음식에 대한 수요가 늘자 웰빙 식재료와 웰빙 음식으로 타인종을 공략하는 업소들도 증가 추세.

웰빙 트렌드에 맞춰 토런스에서 흥남면옥은 트랜스 지방을 사용하지 않는다. LA카운티 위생보건국으로부터 인증마크까지 획득했다. 흥남면옥의 유성한 사장은 “타인종은 트랜스 지방 사용에 상당히 민감하다면서 비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은 이 인증마크를 획득하면 영업에 많은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토푸야’ 처럼 타인종을 주고객층으로 겨냥한 순두부 전문점까지 생겨났다. 특히 두부가 ‘웰빙음식’이라는 이미지와 다이어트 음식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비만에 민감한 백인들에게 인기 음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또한 고기 위주의 식습관의 폐해가 하나 둘씩 알려지면서 고기만큼의 단백질을 함유하면서도 건강에 좋은 대체음식으로서 급부상한 것도 순두부 전문점의 타인종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이다.

또 이보다 한 단계 진화된 채식 패스트 푸드점인 내이처스웨이 카페(Nature’s way Cafe)도 있다. 내이처스웨이 카페의 마이클 김 사장은 “건강과 다이어트 효과로 굳이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업소를 찾는 타인종 고객이 늘고 있다”면서 “채식주의 식당은 블루오션과도 같다”고 전한다.

이같이 주류사회의 고객은 건강에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차별화된 건강음식 아이템으로 그들이 주로 살고 있는 지역을 공략한다면 요식업도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주의 전언이다.

진성철 기자 sji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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