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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뚜껑 열리는 '러시아 스캔들'

2017년 5월 출범했으니 무려 2년이 다 돼가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이르면 다음주 중 끝난다는 소식이다. 러시아 스캔들은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고 이 과정에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 캠프의 공모가 있었다는 의혹으로 뮬러 특검이 내놓을 수사결과 보고서에 과연 트럼프 대통령을 기소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담겨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돼온 특검 수사결과 보고서가 외려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관련 법률에 따르면, 뮬러 특검은 비밀 수사결과 보고서를 법무장관에게 제출하도록 돼 있다. 그러면 법무장관은 보고서를 요약해 의회에 제공하는데 이때 어느 정도를 공개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법무장관의 결정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신임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상원 인준 청문회 당시 "대중과 의회가 특검의 활동 결과를 알 수 있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법에 따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투명성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기소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인물이나 단체의 경우 프라이버시와 평판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단서를 붙인 만큼 수사결과 보고서에 트럼프 대통령의 위법사실이 적시되지 않았을 경우, 의회 보고서는 그동안 알려진 사실을 재탕하는 것에 불과할 수 있다.

특검팀은 그동안 힐러리 클린턴 대선 캠프와 민주당 전국위원회 서버를 해킹한 혐의로 러시아군 총정찰국 요원 12명과 미국 대선 개입을 위해 소셜미디어 공작을 편 러시아 정부 연계 기관 관계자 13명을 기소했다. 트럼프 대선캠프 출신으로는 폴 매너포트 전 선거본부장과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트럼프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 트럼프의 오랜 측근이자 비선 참모로 활동했던 정치컨설턴트 출신 로저 스톤 등을 기소했다.



스톤의 혐의 중에 러시아가 클린턴 대선 캠프 이메일을 해킹해 클린턴에게 흠집을 낼 수 있는 내용을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했는데 스톤이 여기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포함돼 있다. 만약 그 연결고리에 대한 구체적인 범죄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면 사실 기소된 트럼프 대선 캠프 인사들 혐의는 대부분 개인 비리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소될 수 있는 직접적인 혐의는 성추문을 막기 위해 코언 변호사를 통해 불법 입막음 돈을 지급했다는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 국장 해임과 관련한 사법방해 혐의가 있다. 하지만 선거자금법 위반 혐의는 경미한 기술적인 범죄로 대통령을 기소할 수는 없다는 것이 학계의 지배적인 해석이고 사법방해도 법리 해석이 갈린다.

지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론이 재점화했을 때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특검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특검 수사 결과에 트럼프 대통령의 위법 혐의가 적시되지 않는다면 상황은 싱겁게 마무리될 수밖에 없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2017년 1월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발언, 언론 인터뷰, 선거유세, 트위터 계정을 분석해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비난한 횟수가 거의 1200회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의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검 수사 결과 보고서로 트럼프 대통령의 '악몽'이 일단은 매듭지어질지, 아니면 민주당과의 정치적 싸움을 넘어 법정 공방으로 치닫게 될지 3월 워싱턴에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신복례 / 사회부 부장·외신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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