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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마음의 병' 털어 놓아야

[LA중앙일보] 발행 2008/09/25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08/09/24 18:52

수잔정/카이저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미 동부의 가정주치 의사가 아주 유용한 책을 펴냈다. '15분간의 상담'이라는 책이다. 일반 의사가 1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정신과적 진단과 도움을 준다는 내용이다. "정신과 의사에게 보내면 되는데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야?"라고 많은 일반 의사들이 생각하기 때문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정말 훌륭한 의사다.

많은 환자들의 몸의 고통이 많은 경우 '마음의 병' 때문에 온다는 것과 '슬프거나 불안이 심한 상태'에서는 육체의 병이 잘 낫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예로 심장수술 후에 우울증이 있는 환자는 다른 환자보다 여섯 배나 사망률이 높다. 당뇨병이 있는 환자들은 누구나 체중을 줄여야 함을 '알고 있다'. '알고 이해하는' 기능은 인간에게 고유한 고도의 두뇌 능력이다. 두뇌 피질 중에서도 전두엽이라는 가장 늦게 발달된 '행정 수반'을 맡은 뇌의 기능이다.

그런데 '먹고 자고 성적 충동을 느끼는' 것들은 '감정'의 영역으로 다른 포유동물들처럼 훨씬 원시적인 '번연계'와 관련된 것이다.

이런 '동물과 같은 감정들'을 조절하거나 제압하는 것이 바로 전두엽의 역할이다. 그러니 '아는 것의 힘'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우울한 중년 여성들의 경우에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으면 음식조절을 해야 함을 모두 '잘 안다'.

그러나 '아는 것'과 '먹고 싶은 감정'이 싸우면 감정이 이기는 수가 많다. '우울증'이라는 병 때문에 '먹고 싶은 욕망'이 이상하게 증가될 수도 있다. '먹는 것'이야말로 갓난 아기 시절에 엄마의 사랑을 전해 준 가장 큰 매개체가 아니었던가! 우울하면 매사에 흥미가 없어진다.

아이들은 놀이를 그치고 어른들은 성적활동이 줄어든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음식'이다. 그러니 음식이 '정신 위로제'가 되는 셈이다. 이런 환자에게 주치의사가 "몸무게를 줄이세요!"라고 권해봤자 소용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우선 환자의 우울증부터 끌어내서 치료를 하라고 권한다. 우울증을 치료함으로써 당뇨는 물론 혈압 지방 과다증 피로감 수면의 변화에 좋은 효과가 온다는 것이다.

이제는 의대 교육도 '몸의 병리'를 발견해내는 과학자인 동시에 환자의 마음 상태까지 이해하고 도와주는 전인적인 존재를 양성하려 한다.

스트레스가 높은 현재의 미국사회에서는 각종 정신 질병 특히 불안증과 우울증의 빈도가 높다. 그러나 정신과를 찾아오는 경우는 아주 적다.

그러나 육체적 증상이 있으면 가정의나 내과를 찾는다. 그러기에 '15분간'의 진료 도중에 정신 질환의 유무를 물어보며 도움을 주라는 것이다.

현재 미국 정신병의 70%는 이런 주치의들에 의해서 초진이 된다. 나머지 30%만이 정신과 전문 종사자들에게 발견된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내과의나 가정주치의들이 항우울제를 처방하기 시작하였다.

최근 한인사회에 자살이 늘었다고 염려한다. 대부분 진단이나 치료가 필요했던 정신병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울증이나 조울증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 정신 분열증 등은 치료가 가능한 '두뇌'의 화학물질의 불균형에 의한 질병들이다.

과거에 간질이 두뇌의 질환임을 몰랐을 때는 '창피하다'고 숨겼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약을 복용함으로써 정상생활을 하고 있다. 이렇듯 정신병들도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니 정신과에 가기 싫으면 먼저 담당의사에게라도 '마음의 병'을 털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살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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