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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칼럼]‘E-패스포트’

[시카고 중앙일보] 발행 2008/09/26 미주판 5면 기사입력 2008/09/25 12:50

이기준/논설주간

‘Schweizer PassㆍPasseport suisseㆍPassaporto svizzeroㆍPassaport svizzerㆍSwiss passport’
세계에서 가장 예쁘게 디자인돼 있다는 ‘스위스 여권’ 표지에 쓰여진 구절들이다. ‘스위스 여권’이라는 뜻이 5개국어로 표기돼 있다.
이 여권은 미(美)적 디자인 뿐만이 아니다. 위ㆍ변조 예방 시스템이 현재 가장 완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의 ‘지멘스(Siemens)’가 개발한 ‘Bio-Metric 시스템’이 내장돼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 메트릭 시스템’은 IC(집적회로)칩에 생체정보까지 따로 내장시키는 것이다. IC칩에는 우선 개인의 인적사항은 기본으로 기재돼 있다. 여권 소지자 사진만도 초정밀 자료를 분석, 기록하고 있다. 전체에서 얼굴비율,양미간 길이, 눈 모양과 크기, 눈동자, 코 모양에 길이와 부피 등 수십~수백가지 요소다. 이들 정보가 마이크로화 해서 기록돼 있다. 따라서 여권을 위조하려면 당사자의 얼굴부터 컴퓨터 초정밀 성형수술을 해야 할 지경이다. 게다가 앞으로 지문(Finger Print)까지 들어간다.

미 국무부도 지난해 말부터 전자여권을 발행, 올해 말까지 모두 교체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은 세계 테러리스트들의 표적이 되고 있어 지능적 여권위조의 천국이기 때문이다.
미 전자여권 역시 뒷면 표지에 여권 소지자의 ‘생체인식 정보 칩’이 내장돼 있다. 얼굴형태·지문ㆍ홍채 등이다. 이름과 성별, 여권 유효기간 등 개인정보란에 기재된 것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다.

호주 TV 주말 프로 중 하나로 ‘보더 시큐리티(Border Security)’가 있었다. 시드니 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한 입출국 보안 시스템에 관련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는 지난 2003년 호주 이민성이 공항에서 적발한 한국 위조여권 소지자가 57명임을 보여주었다. 당시 한국 위조여권 소지자 비율은 세계 5위로 주 범인은 중국인이었다. 체포된 위조여권 소지자 중 한 여성은 “2만 달러에 구입했다”고 실토했다. 지금은 한국 위조여권 소지자 적발이 세계 1~2위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 한국여권 분실 사고가 가장 많다는 보도다. 2006~2008년 총 6천765개를 분실해 전 세계인 여권 분실율의 23%로 가장 높다. 그 한편으로는 미국내에서도 위조 한국여권 적발이 보통이 아니다. 지난 2007년부터 급증해 공항에서 월평균 10건씩 적발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권위조는 사진을 바꾸는 ‘창갈이’ 가 가장 기본이다. 또 타인명의에 자신의 사진을 붙여 발급을 신청하는 방법을 쓴다. 이 외에 출입국 심사 도장 위조도 있다. 가장 흔한 것이 바로 ‘창갈이’다. 사진 위 라미네이트(코팅부분)를 벗겨내고 사진을 교체하는 것이다.

왜 유독 한국 여권이 이처럼 위ㆍ변조의 표적이 되고 있을까.
한국 여권은 세계 74개국과 사증 면제협정을 체결하고 있다. 따라서 그만큼 국제적 대외 신인도가 높아진 탓이다. 따라서 제 3국 밀입국이 쉽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위ㆍ변조가 아주 쉬운 것이 큰 원인으로 드러나고 있다. 현재의 여권은 소지자 신상정보와 사진이 부착된 페이지가 쉽게 분리되기 때문이다.
위ㆍ변조된 여권은 최소 5천 달러에서 1만 달러대에 밀매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이나 일본 비자가 붙은 여권은 1~2만 달러 이상이라는 소식이다.

지난 해 인천공항에서 적발된 위ㆍ변조 여권만도 5천416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국 경찰청이 지난 4~6월 위ㆍ변조 여권 적발사범도 총 8천35명에 이르렀다. 세계적으로도 가장 많은 수준의 위ㆍ변조다.
우리 조국도 지난 8월부터 ‘E-패스포트’를 발급 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구 여권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권분실ㆍ도난에 주의해 의외의 범죄에 쓰이는 일이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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