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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도망간 신부'

[LA중앙일보] 발행 2008/09/26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08/09/25 20:14

정유석/정신과 전문의

1999년에 개봉됐던 '도망간 신부(Runaway Bride)'는 영화팬들이면 모두 좋아하는 줄리아 로버츠와 리처드 기어가 주연한 영화다.

남자 주인공인 리처드 기어는 항상 마땅한 자료를 찾아 궁리하며 마감 시간에 겨우 맞추면서 허둥대는 뉴욕의 칼럼니스트다.

그는 한 단골 술집에 들렀다가 술 취한 고객이 메릴랜드에서 철물점을 경영하는 처녀에 대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녀는 결혼하고 싶은 마음에서 벌써 세 번씩이나 다른 남자들과 결혼식을 올렸지만 하객들 앞에서 결혼 서약할 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번번이 마지막 순간에 식장에서 도망치고 말았다는 얘기였다.

리처드 기어는 사실을 확인해 보지도 않고 결혼을 경솔하게 여기는 여성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 그 기사를 읽은 줄리아 로버츠는 화가 나서 편집자에게 항의 서한을 보낸다.

리처드 기어는 그로 인해 해고 당하고 만다. 한 친구가 기어에게 현장을 실제로 답사해 여인이 다음 번 결혼식장에서 도망하는 장면을 취재하면 잡지에 기사로 실어 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물론 칼럼니스트로서의 명성도 회복할 수 있는 길이었다.

그녀의 네 번째 결혼식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기어만이 아니라 마을 전체 사람도 마찬가지다.

기어는 취재를 하면서 왜 그녀가 결혼 마지막 단계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지를 이해하게 되면서 그들 사이의 관계가 가까워진다. 네 번째 결혼식에서도 그녀는 말을 타고 도망가지만 결국 기어의 품에 안기는 해피 엔딩으로 영화는 끝난다.

이런 일이 정말 일어날 수 있을까? 2002년 6월18일자 상담란에 실린 글이다. "디어 애비; 귀하는 얼마 전에 텍사스에서 불만에 가득 찬 여성으로부터 그녀의 남자 친구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을 기피해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기보다는 차라리 아무도 모르는 다른 동네에 가서 식을 치르고 싶다는 신랑을 향해 너무 심한 비판을 가했습니다.

그가 기술한 바를 잘 읽어보면 그는 사회공포증(Social Phobia)환자임이 틀림없습니다. 이 병은 치료가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숨어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현재 미국 인구의 15%가 사회공포증을 갖고 있다고 하니 전체 인구 8명 중에 한 명이 이로 인해 고통을 받는 셈이지요?

공황장애와 마찬가지로 약물요법과 행위요법을 병행하면 쉽게 고칠 수 있는 질환에 속합니다.-워싱턴 주 올림피아 시. 조지 채플박사로부터"

"채플 박사님 귀한 정보를 알려 주신데 대해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여기 또 다른 편지가 있습니다." '디어 애비; 결혼식을 6개월 남겨두고 나는 250명이나 되는 하객 앞에서 망신이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회공포증'으로 인해 계속되는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크게 작심하고 10주에 걸친 집단치료를 받았습니다. 결혼식이 가까워 오면서 나는 흥분을 진정시킬 수 있었고 평안한 마음으로 예식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미니애폴리스의 한 행복한 신부로부터'

한인 중에도 결혼식을 앞두고 심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경우를 본다.

이같은 사회공포증은 여러 형태의 '공포장애'의 한가지로 그 핵심은 환자가 남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극심한 두려움이다. 이것은 얼마든지 치료가 가능하다. 결혼식날 행복한 신랑 신부가 되길 원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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