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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북미회담 결렬 '코언 변수'

황당하게 끝났다. 잔뜩 기대를 걸고 언론 보도에 촉각을 기울이던 전세계는 오찬과 서명식이 전격 취소됐다는 발표가 나오기까지 1시간 여 동안 '암흑' 속에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떠한 정보도 나오지 않았다. 트럼프의 입을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기자회견에 등장한 트럼프는 "북한이 전면전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지만, 받아 줄 수 없었다"며 결렬을 통보했다. 모두 귀를 의심했다. 정상회담이라는 것이 실무진에서 조율된 사항을 정상이 서명만 하는 요식행위로 생각했는데 '이런 일도 있을 수 있구나' 다들 놀랐다.

이날 1만 마일 떨어진 워싱턴DC에서는 트럼프의 측근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사진)이 청문회에서 "(트럼프를) 인종주의자, 사기꾼, 협잡꾼"이라고 씹어댔다. 또 "성관계를 주장하는 여성들에게 입막음용 돈을 전달했다"고도 증언했다.

트럼프는 약이 올랐다. 김정은과 대좌를 불과 2시간 앞두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분노의 트윗을 날렸다. 마주앉은 김정은이 코언으로 오버랩되는 순간이었을까. 때마침 CNN은 "트럼프가 김 위원장에게 전격적으로 양보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북한과 중국 모두에 항복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는 회담장에서 감정 조절이 안 돼 있을 수 있었다. 기질 상 끊임없이 본인을 입증하려 들거나, 모든 일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본인을 항상 피해자의 입장에 두는 스타일의 사람은 스스로를 수렁으로 빠트리곤 한다. 트럼프 입장에서 수렁은 '합의'였을까, '결렬'이었을까.

코언에서 시작해 부실 협상 운운하는 언론과 워싱턴 정가의 소리에, 오히려 냉정해져 앞일을 세심히 따져봤을 수도 있다. 트럼프의 기자회견 마지막 말은 비아냥 투였다. "이제 나는 워싱턴 DC라는 훌륭한 곳에 가야 해서 이만 비행기를 타러 가겠다." 마음 깊은 곳에 '코언'이 있었다.


김석하 논설위원 kim.sukh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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