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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시험(SAT/ACT) 선택 제도…성적 우수한 소수계· 저소득층 학생 선발

[LA중앙일보] 발행 2019/03/04 미주판 25면 기사입력 2019/03/03 12:05

박 원장의 '에듀코칭'

전국 리버럴아츠 대학 중에서 톱으로 꼽히는 보든칼리지는 시험 선택 제도를 도입한 후 전체 입학생의 30%가 대입시험 점수 없이 입학하고 있다. 사진은 보든칼리지 공대생들이 실습하고 있는 모습. [보든칼리지] 

전국 리버럴아츠 대학 중에서 톱으로 꼽히는 보든칼리지는 시험 선택 제도를 도입한 후 전체 입학생의 30%가 대입시험 점수 없이 입학하고 있다. 사진은 보든칼리지 공대생들이 실습하고 있는 모습. [보든칼리지] 

장점

대학의 학생 선발권 강화
지원자 몰려 명성 높아져

단점

합격률 높을수록 지원 ↓
전반적인 혜택은 드물어


"이젠 SAT에 응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던데요?"

지난해 시카고대학이 대입시험(SAT/ACT) 점수를 필수 입학 조건에서 제외시키고 선택조항으로 전환했을때 대입을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SAT의 종식을 생각했다. 이는 'SAT/ACT 시험 결과를 입학심사 조건에서 제외된다'고 잘못 이해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SAT/ACT 점수를 입학 심사에 반영하는 대학의 제도는 크게 3가지가 있다.



1) 시험 신축성 제도(Test Flexible College): SAT/ACT를 입학 심사에 고려한다. 다만 이 대학들은 SAT/ACT가 모든 학생의 실력을 반영한다고 믿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SAT/ACT 시험 결과를 대신해 AP나 SAT서브젝트 시험들로 대체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따라서 SAT/ACT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AP/SAT서브젝트 시험 결과가 우수하다면 융통성있게 입학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주의할 점은 무엇이 되었든 시험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대표적인 대학은 미들베리칼리지, 해밀턴칼리지, 콜로라도칼리지, 뉴욕대, 로체스터대학, 드렉셀대학이다.

2) 시험 선택 제도(Test Optional College): 지원자의 선택에 따라 SAT/ACT 점수를 제출하지 않아도 나머지 요소들을 토대로 평가한다. 대표적인 대학들로는 시카고대, 웨이크포레스트대, 보딘칼리지, 베이츠칼리지, 콜비칼리지, 스미스칼리지, 피처칼리지 등이다.

3) 주립대 입학보장 제도: 특정 주립대학은 거주민 학생들의 우수한 학업을 인정해 SAT/ACT 점수 없이도 입학을 보장한다. 대표적으로 택사스주가 있다. 재학중인 고등학교에서 석차가 상위 8% 이상이라면 SAT 점수에 관계없이 텍사스대학에 입학이 보장된다. 상위 10%권 학생들은 텍사스 A&M, 휴스턴대, 댈러스대학에서 입학을 보장하며, 워싱턴주의 워싱턴주립대도 상위 10%의 학생은 SAT 점수 없이도 입학을 보장한다. 캘리포니아주의 UC계열 대학도 상위 9% 학생들에게 입학을 보장한다.

시험 선택 제도(Test Optional College)

한마디로 SAT나 ACT의 시험 결과를 입학 지원 필수 조건에서 제외시킨 대학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SAT/ACT 성적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이들 대학은 여전히 SAT/ACT을 입학심사에 사용하지만, 지원자가 특별한 이유 등으로 시험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다면 성적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권을 사용할 수 있으며, 대학은 이를 제외한 나머지를 기준으로 입학심사를 진행한다는 뜻이다.

잘 알려진 대로 SAT/ACT 시험의 평균 점수는 거주 지역의 집값과 비례한다는 오명을 갖고 있다. 시험 선택 제도를 운영하는 대학들의 목적(그리고 명분)은 소외계층의 숨겨진(자칫 낮은 성적에 가리워진)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특별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전국 리버럴아츠 대학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보든칼리지(Bowdoin College)는 30년째 시험 선택 제도로 대학의 명성과 다양성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입학생의 30%가 대입시험 점수 없이 입학했다.

전국대입카운슬링협회(NACAC)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325개 이상의 대학이 시험 선택 제도를 채택했다. 또 이 제도를 선택한 대표적인 28개 대학들을 조사한 결과 저소득, 소수계 학생들의 신청자 수가 뚜렷하게 늘었다.

시험 선택 제도를 둔 대학들은 때론 3년간 착실히 쌓아온 내신 성적이 3시간 발휘되는 실력보다 더 신빙성있는 결론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대학은 지원자의 출신 학교를 해당 고등학교에서 제공하는 보고서와 대학의 데이터베이스, 학교 방문, 같은 고등학교 동문 재학생의 기록을 비교해 충분히 지원자의 배경과 환경을 고려해 내신 성적을 해석하고 있다.

ACT 컴파니와 칼리지보드는 이들 대학의 입장에 회의적이다. 서로 다른 지역, 다른 교사, 서로 다른 부모의 학업 수준과 경제 환경 등의 환경에서 각기 다른 조건과 난이도에서 얻게 되는 내신 학업 성적을 토대로 X와 Y라는 두 학생을 일관적인 잣대로 비교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원자가 가진 서로 다른 학업 환경이라는 변수에서 빼고 대학 공부에 필요한 합리적인 학습 능력들(독해, 작문, 이해, 풀이)에 대한 기능들을 평준화된 방법으로 측정하고 그 결과를 전국의 지원자들과 대비해 비교 가능한 수치(점수)로 해석하고 대학들의 합리적인 결정을 돕는 것이 자신들의 목표라고 말한다. 타당한 설명이다.

시험 선택 제도 대학들도 SAT/ACT 시험의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결코 부정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점수를 필수조건에서 제외시켜 얻게 되는 실리적 이점이 있다.

▶숨겨진 인재 발견

첫째로 SAT/ACT 점수를 대학 지원 필수 조건에서 제외시키면 대학은 소외 계층의 숨겨진 인재들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와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미 충분히 많은 역학조사를 통해 소외 계층 학생들(저소득층, 학력 수준이 부실한 학군, 소수계 인종, 부모의 낮은 학력 등)의 시험 점수가 우위계층 학생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견해는 모두가 인정하는 팩트다. 필수 조건에서 SAT/ACT를 뺀다면 소외 계층의 숨겨진 인재들을 발굴 할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또한 다양성을 유치할 수 있다. 대학이 특정한 틀, 즉 어떤 절대적인 입학 평가 기준(내신, 대입시험 점수, 성과)을 토대로 학생을 합격시킨다면 그 결과는 분명 특정 인종, 특정 계층, 특정 지역의 학생들로 쏠릴 게 뻔하다. 이 제도대로라면 대학은 재학생의 다양성을 포기해야 한다. 따라서 대학은 입학 평가를 절대적 평가가 아닌 지원자 개개인을 전인적으로 모든 요소들을 고려해 내리는 '종합적 평가(Holistic Admision Review)' 제도를 적용해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을 선택하면서 동시에 대학의 주관적 결정에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어퍼머티브액션(Affirmative Action·소외된 계층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행하는 할당제도)' 또한 대학이 목표하는 재학생의 다양성을 위해 작동되는 특정한 조치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지원자 수 확대

둘째로 SAT/ACT을 지원자 필수 조건에서 제외시키면 대학은 지원자 수를 늘릴 수 있다. SAT/ACT를 필수 조건에서 제외시켜 지원 문턱을 낮추게 되면 대학은 더 많은 지원자들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 대학의 명성도 대중적 인기와 비례한다. 낮아진 문턱에 늘어난 지원자 덕에 대학 합격률이 더 떨어진다면 소위 '들어가기 힘든 대학' 라인에 포함되고 결국 대중적 인기를 증명하는데 이바지하게 된다. 학교 평가 등급(랭킹)의 상승 효과까지 기대할 수도 있다.

▶학생 선발 선택폭 확대

셋째로 대학은 합격자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전국 랭킹 1~50위권 대학들의 합격률은 3~40% 정도다. 이들 대학들에겐 좋은 인재를 물색할 충분한 지원자 풀이 생겨나는 것이다. 50~100위권 대학들만 해도 합격률은 40~85%까지 형성된다. 100위가 넘어가면 합격률은 50~92%까지 높아진다. 대학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모든 대학이 재정난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다. 합격률이 50%를 넘어 75% 이상 넘어가는 순간, 인재 물색이라는 럭서리는 사라진다. 공식적으로 미국에서 운영되는 4년제 대학은 약 2500개. 전국 대학 랭킹 100위 밖은 춥다. 지원하는 대다수가 합격하는 대학이라는 왜곡된 오명을 받는 대학은 미국에 넘처 난다. 이들 대학들에게 SAT/ACT 지원 필수 조건을 고집하는 건 지원자 유치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들 대학은 생각보다 이미 오래 전부터 대입시험 점수를 필수 조건에서 제외시켜 문턱을 낮췄다.

▶합격생 평균 성적 상승

넷째로 합격생들의 평균 SAT 성적이 올라가고 나아가 대학 순위도 경쟁력을 얻게 된다. 대학 입장에선 소외계층에 숨겨진 인재를 영입하고 싶어도 부담되는 점이 이들의 낮은 SAT/ACT 성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너무 훌륭한 운동선수라도 SAT 점수가 현저하게 낮다면 전체 합격자의 평균 SAT 점수가 떨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합격자의 평균 SAT 점수를 하향화시켜 전국 대학 순위도 떨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시험 선택 제도로 전환한다면 낮은 SAT 점수 없이 인재를 영입할 수 있는데다 합격자의 평균 SAT 점수 산출시에도 포함되지 않아 평균 점수를 높게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대학 전국 순위가 높은 대학들에게 있어선 매력적이고 안전한 장치다.

SAT/ACT의 미래

시험 선택 제도는 모두를 위한 장치가 아니다. 이 제도의 최대 수혜자는 소외계층의 숨겨진 인재임을 알아야 한다. 또는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이라면 대학의 주관적 목적에 따라 이 제도의 수혜자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대학이 이 제도를 받아들일 것이다. 시카고 대학이 움직였듯 점차 다른 대학들도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SAT/ACT는 아예 사라져버리는 건 아닐지 궁금해하는 학부모들이 있다. 미국이 만약 독일의 대학들처럼 모든 대학의 순위 구조를 무너뜨리고, 사회적 합의에 따라 하버드 대학과 로컬 대학의 수준과 평판이 평준화되는 날이 오면 특정 대학에 가려는 경쟁이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자유 경쟁이 존재하는 한 대입시험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제이 박 원장 / 엘리트 프렙 라스베이거스 jay. park@eliteprep.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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