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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미세먼지 '역역이민'

작년 가을 한국 방문길에 통일전망대를 찾았다. 동해안 7번국도를 따라 올라갔는데 강원도 고성군에서 눈길 끄는 입간판을 하나 만났다. '미세먼지 전국 최고 안전지역, 청정 1번지'라 쓰인 대형 홍보물이었다. 안 그래도 한국 방문 기간 내내 목이 칼칼했었는데 한국 전역이 얼마나 미세먼지에 민감하면 이런 것까지 동네 자랑거리로 내세울까 싶어 내심 놀랐다.

아니나 다를까 요즘 한국 뉴스를 보면 미세먼지만큼 중요한 국민 관심사도 없는 것같다. 마스크가 일상화되고 공기청정기가 필수 가전제품이 된 지는 오래다. '삼한사미(사흘 춥고 나흘 미세먼지)'라는 신조어가 생겼는가 하면 최근엔 최악의 미세먼지가 열흘씩 계속되는 날도 부지기수다.

한국의 미세먼지는 미주 한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으로 역이민 갔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는 '역역이민'도 꽤 있다는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미세먼지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행 역이민을 준비하던 사람도 미세먼지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는 경우도 여럿 보았다. 끔찍했던 미세먼지 경험담은 한국 반문자들이 전하는 단골 메뉴다.

맑은 하늘, 맑은 공기 만큼은 그래도 한반도의 자랑이었는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문제는 미세먼지가 중국 등 주변 국가까지 걸려있어 단기간에 해결될 길이 안보인다는 점이다. 딱하게 된 것은 피신할 곳도 없이 날마다 악전고투해야 하는 한국 국민들이다.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고 수십 억원짜리 고가아파트에 산다한들 뭣하나. 맑은 물 마시고 깨끗한 공기 들이키며 사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행복 요건일 터인데….



이럴 땐 미국 사는 우리가 정말 다행이다 위안도 되지만 살짝 한국 동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잘 풀리지 않는 정치 외교 경제만으로도 '스트레스 만땅'일 터인데 이젠 미세먼지로부터까지 괴롭힘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도대체 한국인의 시련은 어디까지일까 .


이종호 논설실장 lee.jo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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