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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제3의 옵션 필요한 북한 비핵화

김택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
김택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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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9/03/05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19/03/04 19:02

# 브루킹스 연구소의 로버트 케이건 선임연구원은 그의 책 '정글이 다시 자라고 있다'(The Jungle Grows Back)에서 "2차 대전 이후 세계의 정원사 역할을 해온 미국이 손을 놓으면서, 이제 세계는 잡초와 넝쿨이 자라는 정글의 질서로 돌아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데 51대 국무장관이었던 딘 애치슨이 말한 것처럼 사실 국제관계는 규칙도, 심판도 없고, 착한 애들에게 상도 주지않는 국제적 정글이라는 말에 일리가 있다. 특히 동북아에서 러시아, 중국, 북한 등은 여전히 정글의 법칙 아래 놓여있다고 본다.

정글의 세계에서는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나 규범, 인도주의적 질서나 선의가 통하지 않는다. 약육강식, 속임수, 독초, 잡초, 넝쿨이 자라는 곳이다. 여전히 정글의 세계에 있는 북한에게 정원사 노릇을 해주겠다고 하니, 그것이 통할 수가 없는 것이다. 트럼프가 아무리 김을 치켜세우고, 사랑관계에 있다고 하고, 경제강국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해도 정글의 세계에서는 그것이 작동될 수가 없는 것이다.

평론가들은 트럼프가 선호하는 톱다운 형식의 협상 실패라고 평한다. 북한에서 김정은이 독재적 최고 통치자라고 할지라도, 비핵화 문제는 절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트럼프는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핵무장은 김일성 때부터 3대에 걸쳐서 내려와 이제 완성단계에 이른, 미국의 DNI(국가정보국) 댄 코츠 국장이 의회에서 증언한 대로 북한 국가존망 및 3대 세습체제의 생존에 직결된 수단이다. 아무리 북한 최고통치자라고 해도 혼자 비핵화 결단을 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한편 김정은에게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종전협정 같은 것보다도 제재 해제다. 김정은은 톱다운 방식을 통해서 트럼프의 통큰 결단을 기대하고 회담장에 나왔을 것이다. 그래서 영변 핵시설 해체 정도를 선물로 주고 제재 해제를 강하게 요구했던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도 현재 미국의 국내정치 상황이 어떤 어정쩡한 합의나 혹은 어떤 톱다운 중대 결단을 혼자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북한과는 바텀업(bottom up·상향식) 협상도 작동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협상 실무진에게 어떤 권한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잘못 합의를 했다간 목이 날아간다. 비건(대북 특별대표)이 평양에 날아가 며칠 동안, 또 하노이에서 계속 김혁철(대미 특별대표)과 회담했지만 합의 사항이 전혀 나오지 않은 이유가 있는 것이다. 북한관련 협상에선 톱다운이건 바텀업 방식이건 작동될 수가 없다. 바텀업 협상을 통한 합의 없는 정상회담은 실패될 수밖에 없다.

언론들은 하노이 회담을 실패라고 규정했다. 그 회담 실패는 한마디로 트럼프의 국제관계, 특히 북한 관련 '무지' 때문이다. 북한은 핵 포기를 하지 않는다고 이미 선언한 바가 있다. 핵무장과 경제 발전 두 트랙으로 나가겠다고 김정은이 이미 신년사에서 천명했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하며, 또 아마도 노벨 평화상을 염두에 두고 김정은과의 만남 동력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 플러스 알파, 가시적 비핵화 실행조치, 영변 외에도 있는 대규모 핵시설 등에 대한 문제를 거론했다. 하지만 북한 측은 영변 핵시설 폐기 및 최우선 상응조치로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기대치가 다른 동상이몽의 회담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북한 비핵화는 대화, 회담을 아무리 해도 성취될 수가 없다. 이제는 군사적 옵션도 물 건너갔다. 미국은 이제 무언가 제3의 옵션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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