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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자매들 조난 이틀만 '기적의 생환'

북가주 집 근처 숲서 실종
조난시 생존훈련 받은대로

나뭇잎 물 먹고 허기 달래
서로 꼭 안은채 추위 버텨
44시간만에 부상없이 발견

실종 44시간만에 구조된 레이아(왼쪽)와 캐롤라인 캐리코가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사진 캐리고 부부 페이스북]

실종 44시간만에 구조된 레이아(왼쪽)와 캐롤라인 캐리코가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사진 캐리고 부부 페이스북]

자매는 용감했다. 5·8세밖에 안 된 자매는 지난 1일 숲에서 길을 잃었다가 44시간 만인 지난 3일 무사히 발견됐다. 이들을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던 수사당국은 "완벽한 기적(Absolute Miracle)"이라고 입을 모았다.

4일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3일 새크라멘토에서 북쪽으로 200마일 떨어진 시골마을 벤보우(Benbow) 사람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아침 레이아(8)·캐롤라인 캐리코(5)은 집에서 약 1.5마일 떨어진 숲속에서 수색대에 발견됐다.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 44시간 만이었다.

두 아이는 숲속 덤불 아래서 발견됐다. 후드티와 청바지 차림의 어린 자매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있었다. 이들은 떨고 있었을 뿐 다친 곳 없이 무사했다.

며칠간 계속된 겨울 폭풍으로 집안에만 갇혀있었던 자매는 지난 1일 오후 1시쯤 집을 나와 근처 숲속으로 '작은 모험'을 떠났다가 길을 잃었다. 이틀 밤을 숲속에서 보내고 추위도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은 산간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조난시 생존훈련인 '4-H' 교육이었다. 이들은 지성, 덕성, 근로, 건강을 주제로 한 4-H 프로그램 수업 때 위기상황 대처법을 배웠다.



이들을 찾기 위해 270명의 인력이 동원돼 10여 스퀘어마일의 넓은 지역을 뒤졌다. 험볼트 카운티 셰리프국과 주 방위군으로 꾸려진 수색대는 자매를 발견한 순간 '전문 산악인'을 만난 것 같았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더우기 이들이 조난된 '리처드슨 그로브 스테이트 파크'는 곰과 마운틴라이언이 자주 출몰하는 위험한 곳이다. 수색대 측은 "아이들은 길을 잃은 것을 안 직후 그 지점을 떠나지 않고 수색대를 기다렸다. 계속 움직였다면 빨리 탈진했을 것이고 찾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색대는 희미하게 남은 자매의 발자국을 뒤쫓다가 끊어진 지점을 중심으로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찾아나섰다. 얼마 안가 아이들이 큰 소리로 대답하면서 찾을 수 있었다.

실종 44시간 만에 발견된 자매는 외상도 없었다. 의료진은 자매가 약간의 탈수증상을 보일 뿐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진단했다. 자매는 수색대에 발견된 직후 물과 음식, 덮을 것을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숲속에서 겪은 이야기를 술술 풀어냈다. 허기지고 목이 마를 때 허클베리 잎에 고인 물을 마시면서 버텼다고 했다.

험볼트 카운티 셰리프국 윌리엄 혼살은 "우리가 여태까지 한 일 중에 이번처럼 좋은 결과는 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믿을 수가 없다. 이 어린 탐험가들은 할 이야기가 많아 보였다"고 전했다.

자매를 찾았다는 소식을 들은 캐리코 부부는 눈물을 흘렸다. 험볼트셰리프국의 마이크 프리들리 루테넌트는 "자매가 무사하다는 말에 엄마는 긴장이 풀려 울기만 했다"면서 "엄마가 말조차 할 수 없어 잠시 전화를 끊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추운 겨울 숲속에서 무사귀환한 자매를 한참이나 껴안았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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