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라운지] 언더독 vs.오버독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두바이듀티프리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를 세트스코어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통산 100승이다. 109승의 지미 코너스(미국·1996년 은퇴)에 이어 남자 선수 중 두 번째다. 여자는 167승의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체코·2006년 은퇴), 154승의 크리스 에버트(미국·1989년 은퇴), 107승의 슈테피 그라프(독일·1999년 은퇴)가 있다.스포츠에선 언더독을 응원하는 게 인지상정인데, 페더러 만큼은 예외다. 237주 연속 세계 1위를 달리던 '절대 오버독' 시절에도 팬과 동료들은 그를 가장 좋아했고 응원했다. 왜? 그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품성의 소유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다. 당시 미국 농구 드림팀 등 세계적 스타들은 선수촌 밖 특급호텔에 머물렀다. 페더러는 선수촌에 입촌했다. "나도 같은 올림피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하루 만에 선수촌을 나왔다. "사인해달라는 선수들이 방 앞에 장사진을 이뤄 다른 선수들에게 폐가 됐다"고 설명했다. 입촌도, 퇴촌도 모두 박수를 받았다.
요 몇 주간 지구촌은 '세기의 정상회담'이라는 이름으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펼쳐진 김정은(북한)과 도널드 트럼프(미국) 간 기 싸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인지상정이니 '언더독'을 응원했을까, 아니면 페더러처럼 '오버독'을 응원했을까. 개인적으로는 어느 쪽도 응원하고 싶지 않았다. '배드가이(bad guys)'간 맞대결처럼 응원할 쪽을 고르기 난감한 건 세상에 없어서다.
장혜수 / 한국 중앙일보 스포츠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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