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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광장] 한인사회 최초 창작 뮤지컬 '도산'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올해는 미주 한인사회에도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해이다. 1919년 3·1운동은 대중화, 일원화, 비폭력이라는 행동강령을 기반으로 우리 나라가 유구한 독립국이며 우리 민족이 홍익인간의 이념을 지닌 민족임을 세계에 고한 쾌거였다. 그리고 일제 강점기 해외 동포들의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도산 안창호 선생이 활동했던 지역이 바로 캘리포니아였다.

도산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창립했던 대한인국민회(1907년)와 흥사단(1913년)은 그 후 자리를 옮겨 현재는 LA의 한인타운 인근 제퍼슨가(街)에 자리하고 있다. USC 캠퍼스 내 도산의 가족들이 거주했던 건물은 한국학연구소로 변모하였다. 도산의 숭고한 겨레사랑 정신은 10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이 시대, 이 시기, 이 지역에 면면히 흐르고 있다.

마침 남가주의 젊은 한인들이 모여 도산의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고자 뮤지컬 '도산'을 무대에 올렸다. 35명이나 되는 적지 않은 인원이 제작에 참여했으니 결코 쉽지 않은 일을 해냈다. 한인 젊은이들이 모여 직접 대본을 쓰고 음악을 작곡한, 미주 한인사회 최초의 자체 제작 창작 뮤지컬 공연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뮤지컬 '도산'은 도산의 청년 시절 평양 쾌재정에서의 연설 장면(1898년)부터 시작, 일제의 잔인한 고문으로 인하여 건강이 악화되어 1938년 병원에서 숨을 거두기까지를 그린 작품이다. 대본은 철저히 역사적 사실에 토대하였고 모두 20개 장면으로 구성, 전체 공연 시간이 2시간에 달하는 꽤나 긴 공연이었지만 속도감 있는 진행으로 시종 관객들과 역사 안에서 교감을 이루었다.



도산을 모르는 2세 한인들에게 역사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상기하게 하여 되도록 많은 것을 보여 주려 한 제작진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할 만 한 일이다. 그러나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는 한 작품에 너무 많은 것을 담아내려 하기 보다는 함축적인 '묘사'로 대체하고, 지나치게 설명적인 에피소드 나열식의 구성보다는 도산의 고통과 좌절 등 보다 극적인 부분들에 집중하는 '표현적 방식'을 시도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공연에는 리버사이드의 오렌지 밭에서 일하는 초창기 이민 한인 이민자들의 노동 장면이 나온다. 당시의 한인들은 오렌지 밭에서 열심히 일하며 받은 품삵으로 도산이 주도한 상해임시정부 수립을 위한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한다. 리버사이드는 우리 독립운동사에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도산은 멕시코의 한인 노예 이민들이 모은 돈을 합쳐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2만5000달러의 거금을 들고 상해로 달려가 임시정부를 수립했다.

이번 공연이 한인 2세들에게 그들이 바로 이런 자랑스러운 선조들의 후예임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뮤지컬 '도산'은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고 도산의 숭고한 정신을 계몽할 수 있는 우리 근대사의 역사적 고증들이 담겨있다.

공연 내내 객석의 감동적 박수가 이어졌던 것은, 젊은이들이 큰 뜻을 품고 어렵게 고생해서 올린 작품과 이들의 성의에 보내는 찬사였다. 이들의 수고 덕에 우리는, 도산이라는 세계사에 길이 빛나는 민족 지도자 도산과 소통할 수 있었고 한 많던 우리의 역사를 뒤돌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공연이 미주 한인사에 기록될 뮤지컬 공연이라는 점에서 좀 더 널리 홍보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 전역의 많은 한인2세들이 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 정 /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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