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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홈리스는 사람도 아닌가요"

카리스 조 / LA 노숙자
카리스 조 / LA 노숙자  

[LA중앙일보] 발행 2019/03/16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9/03/15 18:48

"저 사람 홈리스예요, 상대도 하지 마세요." 어느 마켓에서 한 노숙자를 두고 독설하는 사람을 보았다. "그래, 홈리스는 사람이 아니지." 자조하며 내뱉는 탄식을 들으며 정말 홈리스는 사람도 아닐까, 반문해 본다.

이 세상 어디에 본인이 원해서 홈리스가 된 사람이 있을까? 공동묘지에 가서 물어보면 이유없는 무덤은 없다고 했다는데 까닭없이 홈리스가 된 사람은 없을 것이고 나름대로 피치 못할 사연과 사정이 있지 않을까.

지난 해부터 정치인들과 시민들 사이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홈리스 셸터건립 문제와 대책, 중앙일보를 비롯한 여러 언론들이 보여준 높은 관심들, 그로 인해 한인들까지 홈리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불우한 홈리스들에 대한 도움의 손길도 많아지고 그들에 대한 인식과 선입견도 달라지고는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거지는 나랏님도 어쩔수 없다는데 그 누가 속시원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까. 그런데 하필 홈리스 셸터를 코리아타운 한복판에 건립한다고 하여 한인사회의 큰 반발을 일으키며 이미 건축되었어야 할 셸터가 아직 삽질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보니 과연 홈리스들이 거주할 셸터는 언제나 지어질수 있을까 염려 아닌 염려도 해 본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어쩌다 보니 나이 60에 길바닥에 나가 앉아 텐트를 치고 밤을 지내면서 경험하고 있는 홈리스 생활이 벌써 5개월 째다. 과연 이게 나의 인생에 의미있고 값진 경험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길바닥에 주저 앉아 인생의 실패자로 끝나게 될 것인가. 고민하며 별 할 일없이 하루하루 시간만 축내고 있는 지금, 그동안 함께 지내며 이웃 텐트 몇몇 분과 대화해 보니 모두의 사정과 형편이 안타깝기만 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 직장 다니며 그림 그리고 글 쓰고 악기 연주하며 정상인(?)과 똑같은 생활을 했지만 어느 순간, 일이 잘못되고 직장을 잃고 천정부지로 치솟은 렌트비를 감당할 수가 없어 길거리로 내 몰린 사람들. 이들에게 굳이 잘못이 있다면 평소 2~ 3개월 분의 렌트비를 비축해 놓지 않았다는 것이리라. 갑자기 사업에 실패했든지, 뜻하지 않게 직장을 잃었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해 일을 하지 못했거나, 수입이 끊어진 즉시 높은 렌트비를 감당할 수 없어 쫓겨나게 된 것이 거의 모든 이들의 주된 원인이었다.

1979년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일반적인 1 베드룸 아파트 렌트비는 250달러였고 당시 최저 임금은 3달러 50센트였다. 당시 20파운드 쌀 한 포대는 4.99달러, LA 갈비가 세일할 때는 불과 1.99달러면 살 수 있었다. 40년 가까이 지난 요즈음 같은 수준의 1베드 아파트 렌트비는 1500~2000달러나 됐다. 현재의 최저임금을 12달러로 본다면 아파트 렌트는 8배가 오른 반면 최저임금 인상폭은 4배가 채 안된다. 임금이 아무리 오른들 무슨 소용이 있나. 주거비나 다른 물가는 몇 배가 더 뛰고 있는데.

다행인 것은 식료품 값만은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큰 차이 없어 그런지 미국에서 굶어 죽었다는 기사는 본 적이 없다. 다만 렌트비가 너무 오르고 말았으니 그로인해 주거지를 잃고 방황해야 하는 홈리스들이 대량 생산 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땅과 집과 아파트 많이 가진 세상의 부자들이여! 인정하든 안하든 당신들의 원인 제공으로 인해 저 길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사람들의 고충도 좀 헤아려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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