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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백인우월주의와 테러

김종훈 / 편집국장
김종훈 / 편집국장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3/18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9/03/17 18:12

"출생률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내일 모든 비유럽인들을 쫓아낸다고 해도 유럽 사람들은 삭아 버려 끝내 죽음에 이른다." "우리는 역사상 볼 수 없었던 수준의 침략을 겪고 있다. 백인들은 번식에 실패했다. 정부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값싼 노동력, 새 소비자, 납세자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 정부와 기업들은 백인들을 대체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수백만이 우리 국경을 넘어 몰려 오도록 초대한다."

"다른 사람의 아이들로 우리의 문명을 되살릴 수 없다. 유럽의 모든 출생률은 대체비율 밑이다. 이런 상황이 닥치면 그건 죽어가는 문명이다." "프랑스로 진격한 동맹군 군인은 15만 명이었다. 15만 명이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공격이었다. 성인 24만 명과 거의 6만 명에 달하는 아이들이, 지난 2개월간 3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텍사스를 통해 미국을 침략했다. 그리고 또 30만 명이 중미에서 미국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이다."

뉴질랜드에서 호주 백인우월주의자 테러범이 총을 쏴 50명을 죽였다. 그는 일을 벌이기에 앞서 선언문을 남겼다. 위의 말 가운데 앞 문장은 그가 남긴 것이다. 그런데 너무나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는 아래 두 문장은 미국 공화당 연방의원들의 말이다. 스티브 킹(아이오아)과 루이 고머트(텍사스) 하원의원이 이민과 관련해 했던 말이다.

테러범은 선언문의 많은 부분을 할애해 "다양성은 약점"이라고 썼다. "다양성은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단결, 목적, 신뢰, 전통, 민족주의 그리고 인종 민족주의가 힘을 준다." 또 대규모 이민은 나라를 분해한다고도 했다. "대규모 이민은 우리의 권리를 빼앗고, 국가와 커뮤니티, 민족적 동질감, 문화를 파괴한다. 우리 사람들을 파괴한다." 킹 의원도 다양성은 우리의 강점이 아니라고 외쳤다. 그는 "문화를 섞는 것은 보다 나은 삶의 질이 아니라 낮은 질로 이끈다"고 말했다.

테러범은 또 유럽 여성들이 이민자들에게 강간을 당한다는 얘기를 강조했다.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 출마를 하며 첫 연설에서 했던 말이 떠올려 진다. "멕시코가 사람들을 보낼 때 최고의 사람들을 보내지 않는다. 그들은 마약을 들여오고, 범죄를 들여온다. 그들은 강간범이다. 그리고 가끔, 내 짐작에 좋은 사람들이 있다."

허핑톤포스트가 뉴질랜드 테러 사건을 보도하며 이렇게 우리의 기억을 되살려줬다. 물론 모두 테러를 규탄했고, 대통령과 이 의원들을 테러에 엮으려는 것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백인우월주의가 '백색 테러'를 부추기는 것은 맞다. 이슬람국가(IS)와 백인우월주의자는 같다. 우리는 극단이 판치는 무서운 시대에 이민자로 살고 있다. 우리가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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