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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실사판?…직접 뛰어들어 즐기는 '경험게임' 아시나요?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3/18 13:02

송인혁 유니크굿 대표 인터뷰



경험게임 붐을 일으키고 있는 유니크 굿의 송인혁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경험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현정 인턴기자





수화기 너머 목소리는 다급하게 말했다.
“나는 대산독립본부의 안정근이라고 하오. 음모에 빠진 동료 김창수(백범 김구의 청년시절 이름)의 목숨을 구해주시오. 광화문 교보문고 B10서가의 빛나는 곳에 지령을 숨겨놓았소. 대한민국을 지켜주시오. ”

해당 서가에 찾아가 보면 금색으로 포장된 책이 놓여 있다. 책 속엔 다음 행선지를 암시하는 암호문이 적혀 있다.

지난 2017년 말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몰입형 체험 플랫폼(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리얼월드'의 게임 ‘김창수를 살려라’ 도입부다. 게임에 참가하면 교보문고, 서울주교좌성당, 덕수궁, 경교장 등 역사적 명소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앱을 통해 퍼즐을 풀고 힌트를 얻어 숨겨진 역사를 배울 수 있게 설계했다. 덕분에 혹한의 날씨에도 한달 반 동안 4000명이나 참여했다. 몰입형 체험 플랫폼이란 실제 장소와 증강현실(AR)을 결합한 '포켓몬고(GO)' 같은 게임 플랫폼을 말한다.

리얼월드 플랫폼을 운영중인 유니크굿컴퍼니는 국내에선 다소 낯선 '경험 게임' 영역에서 다양한 콘텐트를 생산하며 붐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참여자 수는 2만5771명으로 한개의 앱으로 2~3명이 오프라인에서 함께 게임을 즐기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 참여자는 5만~6만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중앙일보는 지난 6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유니크굿 송인혁(42)대표를 만났다.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인 송 대표는 테드(TEDㆍ'세상을 바꾸는 18분'으로 잘 알려진 미국 비영리 재단 강연회)를 국내에 알리며 강연붐을 일으킨 장본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Q : '경험 게임'이라는 말이 생소하다.

A : “30대 이하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세대다. 가상 세계가 익숙한 이들 세대에겐 오히려 현실세계가 더 낯선 신대륙이다. 이들에게 익숙한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1대1로 접목시켜 새로운 몰입감을 선사해 주는 게 경험 게임이다.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나 ‘포켓몬고’게임을 상상하면 쉽다.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방 탈출 게임을 실내에 국한되지 않고 야외와 온갖 지형지물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규모를 키웠다고 보면 된다.”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나오는 AR게임 장면








Q : 일본에선 폭발적 인기라고 들었다.

A : “대표적인 경험 게임 회사인 일본 스크랩의 야외 방탈출게임 ‘도쿄 메트로 더 언더그라운드 미스테리’가 있다. 지난해 너무 참가자가 많아 키트 공급이 잠깐 중단됐을 정도로 인기다. 2014년부터 시작됐는데 매년 10월에서 이듬해 1월까지 도쿄 시내에 숨겨진 비밀들을 풀어내며 퀘스트를 수행하는 게임으로 8만 명씩 참가한다. 이 게임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일본을 찾는 외국인도 많아 관광 산업에 기여할 정도다.”



 ‘도쿄 메트로 더 언더그라운드 미스테리’ 게임 화면








Q : 어떻게 경험 게임을 접했나.

A : “2010년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갔는데 거기 관광 프로그램 중 하나가 경험게임 형식이었다. 지령이 담긴 종이 한장 들고 경비원 몰래 건물을 빠져나오고 시내에 있는 차이나 타운에 가 누구를 접선하고 등등 게임을 했는데 하다 보면 샌프란시스코 관광지를 한바퀴 돌게되는 게임이었다. 몰입감이 대단했다. 지금도 한 장면 한 장면이 기억 날 정도다.”



Q : 경험 게임, 나아가 경험 산업이 미래 트랜드가 될 거라 보는 이유는.

A : “과거엔 아는 게 힘이었다. 하지만 이제 지금은 뭘 아는 것 보다 오늘 저녁에 뭘 하지, 다음 주말엔 어디 가지에 대한 경험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그런 면에서 경험을 시켜주는 비즈니스 영역이 더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유니크굿이 오는 29일 선보일 새로운 경험게임 작전명 소원 소개 포스터.






임정 100주년 기념 사업에 선정


Q : 향후 출시할 경험 게임은.

A : "‘작전명 소원’이 오는 29일 오픈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 미래세대 참여 사업으로 선정됐다. 서울 정동 지역에 숨겨진 독립 운동가들의 군자금이 발견되었는데 이를 참가자들이 실마리를 풀어내서 찾고, 위기에 빠진 독립 운동을 지켜내는 형식이다.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이들은 지금으로 치면 바로 밀레니얼 세대들이었다. 스스로 생각하고 의미를 새기는 21세기형 독립운동의 의미를 찾아보면서도, 역사적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흥미진진한 게임이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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