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뉴스 라운지] 황혼 결혼

부부가 함께 늙어가는 것만큼 아름다운 모습도 없다. 우리 조상들이 회혼례(결혼 60주년)를 성대히 치렀던 것도, 서양에서 은혼식(25주년)-진주혼식(30주년)-금혼식(50주년)-금강혼식(75주년) 등을 열심히 챙겼던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결혼 가치관이 바뀌고 20년 이상 같이 산 부부들의 '황혼이혼'까지 급증하면서 앞으로는 이런 기념식 치르는 부부 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다.

한국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황혼이혼은 3만6300건으로 전체 이혼의 3분의 1이나 됐다. "남은 인생이라도 행복하게"를 외치며 보기 싫은 사람, '원수같던' 사람과 결별은 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인간은 혼자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경에도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은 좋지 아니하니(It is not good that the man should be alone)…"라고 나온다.

그래서인지 황혼이혼 증가에 비례해 60세 넘어서 결혼하는 '황혼 결혼'도 크게 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한국에서 황혼 결혼한 남성은 6126명, 여성은 3604명이었다. 1990년과 비교해 남자는 4배, 여성은 9배나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황혼 결혼도 하고 싶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황혼 결혼 대부분이 재혼인 만큼 자식 반대나 재산 문제 등 장애물이 적지가 않다. 마음은 청춘인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건강 상의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가장 큰 변수는 당사자 간 눈높이다. 한 조사를 보면 나이가 많을수록 '성품과 배려심'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결국은 남자는 경제력, 여자는 외모가 결정적인 조건이었다. '부자 할아버지, 예쁜 할머니'라야 황혼 결혼도 더 잘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걸 보면 처음 인연 맺은 부부끼리 서로 고마워하며 100년 해로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100세 시대 생존법인 것 같다.


이종호 논설실장 lee.jongho@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