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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술 때문에 해고된 젊은 변호사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LA중앙일보] 발행 2019/03/26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19/03/25 19:49

"제가 왜 해고가 되었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29세 여자 환자의 눈에 물기가 어렸다. 변호사 자격 시험에 합격한 후 구한 첫 번째 직장에서 해고가 된 것이다.

일을 시작한 지 10개월 만이란다. 그녀는 짐작되는 것이 있었다. 한번 마시기 시작하면 끝까지 가야하는 음주 문제 때문에 이미 몇 달간 음주 및 약물 남용에 대한 상담을 받았었단다. "회사에서는 너무나 자주 술을 마시러 나갔어요. 다른 사람들은 조절할 수 있었는데 저는 그걸 못했거든요."

그녀의 아버지도 젊은 시절에는 술을 많이 마셨단다. 그러나 의과대학에 가려고 멕시코로 갔던 아버지는 그곳에서 간호사인 어머니를 만나 결혼을 했고, 그 후에는 술을 끊었다고 한다. 간호대학교에 재학 중인 자신의 남동생도 음중운전(DUI)으로 체포된 이후에는 술을 끊었단다. 어머니 쪽의 외삼촌들은 멕시코에서 지금도 음주벽이 심하다니, 내 환자는 양쪽 부모로부터 음주벽의 유전 인자를 강하게 받고서 태어난 셈이다. 15살부터 술을 마셨고, 16살부터는 일을 했다. 대학교 3학년이던 21살에 우울 증상이 와서 치료를 받고서 법과 대학에 진학하였다.

우울 증상만이 아니라 그녀는 오랫동안 사회 공포증(social phobia)으로 고생을 하였단다. 즉 많은 사람이 있는 경우에 누구인가가 자신의 결점을 발견하거나 비판을 할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섰다고 했다. 일하던 법률 회사의 동료들과 회식을 하러 나갈 때에도 그런 두려움을 느꼈노라고 했다. '혹시 그런 불안감에서 벗어나려고 술을 많이 마시지는 않았을까?' 생각했지만 차마 묻지는 않았다. 술 때문에 그녀는 여러 명의 남자 친구와도 헤어졌었단다. 해고당하던 날, 그녀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언니네 집에 가서 지금 2주째 기거하고 있단다. 정신을 다시 차리는데 일주일이 결렸고 이제 새로운 직장을 찾을 생각을 하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단다.

의료기록을 보니 그녀가 받은 약 중에 Disulfiram(또는 Antabuse라고 불림)이라는 약이 있었다. 가끔 처방했던 특이한 약품이다. 만일 이 약을 복용하는 도중에 술을 마시면 중간에 생성되는 물질의 성분 때문에 심한 구역질과 구토가 오고 죽을 듯이 심한 고통이 오게 된다. 이 젊고 매력적인 변호사가 이 약을 받을 각오까지 하였었다니, 그녀의 걱정이 얼마나 심각했을지 짐작이 되었다. "약을 받아는 놓았지만 복용은 안 했어요." 만일 그 약을 복용하고서 술자리를 거절했었다면, 그녀는 아직도 그 법률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즈음에 너무나 심한 통증과 괴로움 때문에 이 약을 더 이상 처방하는 의사가 없다고 들었는데….

아버지나 남동생처럼 단번에 술을 끊을 자신이 그녀에게는 없었나보다. 그녀가 술을 어려서부터 마시게 된 이유는 혹시나 대인에 대한 공포와 우울증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술을 마시다 보니 결과적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증상이 따라온 것은 아닐까? 어쨌든 그녀가 가진 이중 진단(Dual Diagnoses) 즉 정신적인 병과, 술이라는 물질 때문에 오는 또 하나의 문제를 어떻게 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을지 깊이 생각을 해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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