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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학자금 부채에 짓눌린 '미국의 미래'

임상환 / 사회부 부장·OC 선임담당
임상환 / 사회부 부장·OC 선임담당  

[LA중앙일보] 발행 2019/03/27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9/03/26 19:04

머지 않아 대학 졸업 시즌이 시작된다. 졸업생들은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다는 기대에 부풀겠지만 동시에 학자금 부채 상환이란 만만치 않은 부담도 안게 된다.

연방교육부의 지난해 통계에서 전국 학자금 대출 규모는 1조5000억 달러, 일인당 평균 학자금 융자 규모는 3만4144달러에 달했다. 학자금 부채가 10만 달러가 넘는 이도 약 250만 명이다. 일인당 3만4000달러가 넘는 빚은 이제 막 사회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젊은이들에겐 버거운 짐이다. 취직을 해도 자동차가 필요하다. 할부금 부담이 가중된다. 부모와 같은 집에 사는 경우가 아니라면 주거비도 내야 한다.

결혼해 집이라도 장만하려면 모기지 부채가 추가된다. 남가주의 집값은 전국에서도 비싼 축에 든다. 렌트비마저 비싸다. 아기를 낳으면 양육비 부담이 추가된다. 어지간한 수입을 올리지 않으면 젊은이들이 빚 갚느라 악전고투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2023년까지 학자금 대출자의 최대 40%가 채무 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통해 젊은이들의 미래에 대해 경고했다. 학자금 대출에 관한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미래의 졸업생들이 감당해야 할 학자금 융자 상환 부담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다. 대학 등록금이 계속 오르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프라이머리에서 버니 샌더스가 젊은이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끈 이유 중 하나는 그의 '공립 대학 무상 교육' 공약이다. 당시 샌더스는 독일,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등 여러 나라가 대학 무상 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비현실적이고 구체적 실행 방안이 없다" "교육의 질을 저하시킬 것이다" "대학 진학생이 늘어 결국은 대학에 지원해야 할 비용 증가를 초래할 것이다"란 비판이다.

실현 가능성에 관해선 이론이 분분할 수 있겠지만 대학 무상 교육을 실제로 실시하고 있는 나라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실정에 맞는 대안을 찾기 위해 정부와 의회, 교육 당국 등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가주는 주내 커뮤니티칼리지 진학생에게 지난 2017년부터 1년간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엔 무상교육 기간을 2년 재학 기간 전 과정으로 확대하는 법안이 주의회에 상정됐다.뉴욕주는 2017년 가을 학기부터 연소득 10만 달러 이하 뉴욕주 거주 가구를 대상으로 공립대학 등록금 전액 면제 조치를 도입했다. 뉴저지주도 올해 봄 학기부터 커뮤니티칼리지 13곳에서 연소득 4만5000달러 이하 가정을 대상으로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공립대학 무상교육은 내년 대선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주요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지난 23일 LA한인타운을 방문한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버몬트·무소속)은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공립대학 무상교육을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내년 3월 열릴 가주상원 37지구 선거에 출마하는 데이브 민(민주) UC어바인 교수도 젊은이들의 학자금 부채를 덜어줘야 한다고 부르짖고 있다. 그는 최근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캘스테이트와 UCLA 재학생이 각각 연평균 5700달러와 약 1만4000달러의 학비를 내고 있으며 이는 슬프게도 부모 세대가 공교육에 대한 투자를 삭감, 자녀들을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학자금 부채는 분명 대책 마련이 시급한 문제다. 현실적 대안 없이 전면 무상 교육만 주장하는 것은 무의미하지만 이대로 방치하는 것도 무책임한 태도다.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저소득층에 대한 무상교육, 부채 상환 옵션 다양화 등 보완책을 시급히 마련하길 바란다. 젊은이들의 미래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미래 주역들의 '삶의 질'이 곧 미국의 국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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