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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K팝과 성차별주의

때론 바깥에서 더 잘 보일 때가 있다. 버닝썬 사태를 다루는 국내·외 시각차가 그렇다. 한국에선 경찰 커넥션, 마약·몰카 범죄, 연예인 등 등장인물에 관심을 둔다. 해외 언론은 만연한 성매매와 한글을 그대로 옮긴 '몰카(molka)'를 설명하며 한국 여성의 취약한 인권문제를 함께 다룬다.

한국 대중음악인 K팝이 성차별주의(sexism)를 조장한다는 주장은 해묵은 논쟁거리다. 여성 아이돌의 깡마른 몸매, 노출 의상, 섹시한 춤, 성형수술 관행을 특히 서구 사회에선 비판적 시각으로 본다. 아이돌 필수품인 '애교'는 영어로 번역하지 않고 'aegyo'라고 쓸 정도로 한국 여성에 특화된 단어가 됐다.

대형 기획사 대표나 연출자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움직이는 권력은 대부분 남성이다. 황금 시간대 예능 프로그램에 남자 연예인들이 떼로 나와 주말을 점령한 지 오래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보이 클럽"이라고 했다. 놀기 좋아하는 남자들이 모여 만든 클럽이란 뜻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해마다 조사하는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OECD 29개 회원국 가운데 7년 연속 최하위다. 남녀 임금 격차(34.6%) 꼴찌도 한국이다. 열악한 여성의 지위, 구성원의 낮은 성인지 감수성이 버닝썬 사태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K팝이 젠더 불평등을 강화한다는 실증 연구도 있다. 문제는 K팝 산업이 한국 경제성장의 중요 동력이란 점이다. 삼성 스마트폰, 현대 자동차 다음으로 마땅한 글로벌 수출 모델이 보이지 않자 정권마다 K팝을 띄우고 있다. 대통령 해외 순방에 K팝 스타의 콘서트가 공식 일정으로 잡힐 정도다.



정부가 K팝을 대놓고 후원하려면 정치적 올바름을 먼저 챙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차별을 옹호하는, 후진적인 나라로 인식될 수 있다. 성인지 감수성은 21세기 중요한 덕목이다.


박현영 / 한국중앙일보 글로벌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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