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60.0°

2019.05.26(Sun)

세계에서 제일 긴 장벽 없는 '비방위 국경'

신현식 기자
신현식 기자

[LA중앙일보] 발행 2019/04/03 미주판 26면 기사입력 2019/04/02 20:00

미국-캐나다 국경검문소

워싱턴주 블레인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서리를 잇는 워싱턴주 최북서단 블레인 국경검문소에 있는 피스 아치(Peace Arch).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은 8개의 캐나다 주 및 준주, 11개의 미국 주에 접하고 있다.

워싱턴주 블레인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서리를 잇는 워싱턴주 최북서단 블레인 국경검문소에 있는 피스 아치(Peace Arch).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은 8개의 캐나다 주 및 준주, 11개의 미국 주에 접하고 있다.

2016 여름 RV로 알래스카를 육로 여행하기 위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와 유콘 준주를 지나야 했다. 캐나다 국경으로 가기 위해 워싱턴주로 올라갔다. 가는 길에 시애틀에 있는 동창집에 며칠을 머물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대화는 동창들 소식과 서로의 삶에 대한 얘기였다. 대화의 소재는 금방 떨어지고 화제는 자연스레 여행으로 흘렀다.

사업차 캐나다를 자주 왕래하는 친구는 국경검문소에서의 행동 요령을 일러줬다. 캐나다 국경검문소 입국심사관에게 여권을 제시하고 물어보는 것에 짧게 정직하게 대답하라는게 요지였다.

그러면서 캐나다와 미국 국경에서 일어났던 얘기들을 무용담처럼 쏟아냈다. 무비자인 캐나다를 경유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다 체포된 30여 명의 젊은 한인들 얘기며 현금 1만달러 이상을 지니고 국경을 통과할 때에는 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 규정을 어겨 조사받은 한인들의 얘기를 했다. 그러면서 한인 미국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의 캐나다 국경통과가 무척 까다롭다고 일러준다.

나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꽤 오래 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렸던 LPGA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비행기로 여행했다.

국경을 오가며 한인들도 많이 들리는 버치 베이 주립공원.

국경을 오가며 한인들도 많이 들리는 버치 베이 주립공원.

국경 마을 블레인에는 캐나다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유소와 캐나다 국경을 무사히 통과할수 있는 식료품을 파는 상점과 선물가게와 우편물 대행 서비스를 해주는 업소들이 있다.

국경 마을 블레인에는 캐나다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유소와 캐나다 국경을 무사히 통과할수 있는 식료품을 파는 상점과 선물가게와 우편물 대행 서비스를 해주는 업소들이 있다.

LA를 출발해 밴쿠버에 내려 캐나다 입국심사을 마치고 캘거리행 소형 비행기로 환승해야 했다. 입국심사하는 과정에서 입국목적을 물어보길래 골프대회 취재차 왔다고 했더니 여권을 들여다보고 돌아갈 항공기 표를 제시하라고 했다. 전자 티켓(E Ticket)이라 번호만 있었지 종이로된 탑승권이 없었다.

2차 심사를 위해 조용한 방으로 끌려갔다. LA경찰국(LAPD)이 발행한 프레스카드며 운전면허증 그리고 골프 대회 관련 서류까지 보여주며 짧은 영어로 설명을 했다. 입국심사관이 조회를 하는지 자리를 비웠다.

걱정은 안했지만 언짢았다. 죄지은 사람처럼 골방에 앉아 있으려니 길지 않은 시간이 하루 같았고 별생각이 다들었다.

환승장 입구에서 재회한 한국에서 취재온 후배는 내가 남미사람 닮아서 그런거 아니냐며 박장대소했다.

그러나 2016년 워싱턴주 블레인(Blaine)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서리( Surrey, British Columbia)를 잇는 블레인 국경검문소는 생각보다 캐나다 입국이 수월했다. 오히려 캐나다 내륙을 지나 알래스카 국경검문소 미국 입국심사관의 심문이 더 까다로웠다.

2016년 10월 중순 캐나다 동부를 여행하고 캐나다 뉴브런스윅주 세인트 스티븐에서 미국의 최북동단 국경검문소가 있는 메인주 칼라이스(Calais, Maine)로 넘어 왔다.

오후 5시쯤의 미국 국경검문소는 예상과는 달리 국경을 넘는 차량들이 없었다.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심사관은 친절했다. 바쁘지 않은 덕분인지 미소 띤 얼굴로 이것저것 물어봤다.

캘리포니아에서 온것을 알고 2월 한겨울에 가족을 데리고 디즈니랜드로 휴가를 가려고 하는데 날씨가 어떠냐고, 수영은 할수 있냐고 질문을 했다. 그러면서 RV내부를 구경해도 되겠냐고 했다.

차 밖으로나와 문을 열어주려 했는데 앉아 있으라며 RV로 들어와 서두르지 않고 훑어봤다. 그리고는 여권을 내주며 좋은 여행을 하란다.

RV는 마음만 먹으면 숨기고 감출 곳이 많기 때문에 출입국이 잦은 국경검문소에서는 차량을 열추적 장치나 적외선 스캔하겠지만 작은 곳이라 유도성 질문과 눈으로 꼼꼼히 확인한 것이리라.

새로운 환경과 자연, 문화를 접하기 위해선 국경을 넘어야 한다. 불법적인 행위를 한 적이 없고 합법한 여권을 가지고 있어도 입국심사관 의심의 눈초리에 위축되는 게 국경을 넘는 여행자의 심정이다.

미국과 캐나다 국경은 세계에서 '제일 긴 비방위 국경(longest undefended border)'으로 철조망이나 장벽 등의 장애물이 없어 살벌한 미국과 멕시코 국경과 대조적이다.

국경의 보이지 않는 선은 드문드문 세워진 돌기둥을 경계로 삼는데 국경을 구분할 수 없는 곳도 많다.

지난 가을 아름다운 경치가 일품인 워싱턴주 퓨젯 사운드만의 버치베이(Birch Bay)를 찾았다. 버치 베이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블레인 국경검문소가 있었다.

블레인 국경마을에 머물며 국경공원과 마을을 여기저기 다녔다. 작은 마을에는 캐나다 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유소와 캐나다 국경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는 식료품을 파는 상점과 선물가게와 우편물 대행 서비스를 해주는 업소들이 눈에 띄었고 스타벅스도 있었다.

국경을 넘나드는 많은 사람들의 사연들을 간직했을 듯한 블레인은 버치베이만 주립공원도 있어 미국을 여행하거나 캐나다로 넘어가야하는 여행자들의 여정을 달래주는 곳이다.

차량 국경통과시 여행자 주의사항

입국 심사관에게 여행자 전부의 여권과 운전면허증, RV차량등록증, 차량 보험증을 제시한다. 여행자가 몇명인지, 여행 목적이 무엇인지, 여행지가 어디인지, 몇일 머물건지를 물어보는데 간략하게 대답해야 한다.

특히 RV에는 냉장고가 있고 취사를 하기 때문에 음식에 대해 주의해서 물어보는데 생과일, 야채, 생고기는 반입금지 품목이다.

여행 중 남은 식재료 중 몇가지는 요리를 해서 가져가거나 먹고 가야한다. 당연히 캠프 파이어를 위한 장작도 가져갈 수 없다.

답변이 수상쩍으면 차량을 옆으로 빼 샅샅이 검사하고 반입금지 품목이 있으면 폐기해야 한다.

RV여행자들이 애완견이나 고양이를 데리고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케이지에 집어넣고 등록증과 예방접종 증명서를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꼭 물어보는 게 현금과 총이다. 대부분 1만달러 이상 가지고 있는지를 물어본다. 1만달러 이상의 현금은 신고를 해야한다.

총기를 가지고 국경을 넘어갈 수 없기 때문에 대분분의 RV여행자들은 국경을 넘기 전 적당한 곳에 보관하고 비무장으로 가야한다.

캐나다 국경관리청은 10명 중 1명(10%)이 추가 질문이나 조사를 받는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가 입국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캐나다에서 허위진술등을 하면 미국에서도 입국거부될 수 있다.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캐나다에 다녀간 2900만명 중 6만명(0.02%)이 요주의 인물로 표시됐다. 국경통과시 물품 관련 허위 신고 기록은 5~7년간 남는다.

관련기사 신현식 기자의 대륙 탐방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HelloKTown

핫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