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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정출산, 아무리 혜택 많다지만

"원정 출산한 한국 아이들이 미국으로 몰려온다." 엊그제 심층 보도한 본지 기획 기사 내용이다. 기사에 따르면 10여년 전 나름 거액을 들인 원정 출산으로 미국 시민권을 갖게된 한국 아이들이 이제는 조기 유학생으로 하나 둘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한다. 공립학교 무상교육 등 미국 내 혜택을 최대한 누리면서 동시에 한국의 병역 문제도 교묘히 해결할 수 있어서라는 것이 이유다.

한국이 아무리 국력이 높아지고 살기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인간다운 삶'과는 거리가 먼 사회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한 원정출산 문제는 해결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원정출산이니 조기유학이니 하는 것이 결국 부메랑이 되어 한국을 더 더욱 살기 싫은 나라로 만든다는 것이다.

원정출산이나 조기유학은 아직은 아무나 시도할 수 없는, 그 자체로 특권이다. 경제적으로나 직업적으로나 나름 성취를 이룬 소위 '특권층'이 먼저 이런 일을 하고 있으니 그들을 바라보는 일반 서민들의 박탈감과 허탈감은 어떻게 달랠 것인가.

미주 한인들 입장에서도 고운 눈길을 보낼 수가 없다. "세금 착실히 내는 우리가 무슨 죄라서 원정출산 애들까지 책임져야 하나"라는 인터넷 댓글은 미국 땅에서 악착같이 일하며 자녀들 키워내고 있는 대부분 한인들의 마음일 것이다.



물론 원정출산을 악용하는 것이 한국인들만은 아니다. 중남미나 중국 등 일부 국가 출신들이 출생시민권 제도를 악용한다는 것을 이미 미국은 너무 잘 알고 있고, 덩달아 출생시민권을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도 갈수록 힘을 얻고 있는 실정이다. 그 마당에 불명예스러운 사례로 한국인의 원정출산도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 부끄럽다.

무한 경쟁, 무한 피로사회가 되어버린 한국에서 자식을 키우고 싶지 않다는 부모 마음은 이해가 간다. 그렇다고 일부 특권층의 이기적 행동이 약지 못한 서민들의 마음을 할퀴는 것이라면 한 번쯤 돌아봐야 한다. 해결책은 한국도 살고 싶은,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는 것 밖에 없다. 정치가 편싸움만 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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