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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국경 넘는 나비떼

캐나디언 거위들은 추위를 피해 여기 남가주까지 날아와 한겨울을 보내고 봄이면 돌아간단다. 골프장에서도 자주 보이는데 풀 뜯어먹기를 쉴 새 없이 한다. 배설물을 골프 페어웨이나 그린 등에 가리지 않고 실례하여 골퍼들의 원성을 듣기도 한다. 요즘은 한여름에도 많이 보인다. 상당수가 돌아가지 않고 정착해 살고 있다. 불법 이민(?)으로 추방해야 하지 않나?

얼마 전 우리 동네에서 수많은 나비떼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날아가는 장관을 며칠간 계속 보았다. 사람이 뛰어가는 속도 정도이고, 나는 높이도 우리 키 높이와 같거나 조금 높았다. 흐느적거리듯 가냘프게 날아가는 모습이 측은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알고 보니 '페인티드 레이디(painted lady)는 이름의 나비다. 우리가 아는 호랑나비처럼 생겼는데 그보다는 좀 작다. 멕시코에서 늦가을에 미국 모하비 사막 등지로 와서 월동한 후 봄이 되면 먹이를 찾아 북쪽으로 수천 마일을 이동한단다. 수백만 마리가 북으로 오리건이나 워싱턴주까지 심지어 알래스카까지도 올라간단다.

여러 종류의 철새들이 추위와 더위에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모습은 마치 사람들이 세계 각지에서 살기 좋은 미국으로 이민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자연의 순리가 아닌가. 수십억 달러를 들여 21피트 높이의 담을 멕시코 전 국경 구간, 거의 2000마일에 걸쳐 쌓는다면 그 나비들이 어떻게 날아 넘어올지 걱정된다. 그 담으로 모든 생물들이 자유롭게 왕래 못한다면 그 또한 환경 파괴 원인이 될 것이다.



나쁜 짓 하는 사람을 못 들어오게 하기 위해 담을 쌓는 것이라면 모든 과학 기술과 정보를 이용해 나쁜 사람을 가려내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국경에 담 쌓는 일만은 안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만약 장벽이 올라간다면, 자자손손 그 벽을 보는 이들의 원한을 받지않을까 걱정이 된다.


하지산 / 롤링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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